전문성에 관하여
전 회사에서 임원 분들에게 늘 들었던 말입니다. 저는 사원, 주임 시절에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알지 못했죠. 그저 저를 이 회사에 붙잡아 두기 위한 수단일 거라고 아니꼽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들급이 되어 보니 알겠습니다. 단언컨대 2~3년 차 주니어 분들은 모릅니다.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쳐내기에 바쁘다는 뜻이지요. 상사의 지시 혹은 본인이 펼쳐 놓은 일들을 완수해 내기도 바쁜데, 이런 구조를 생각할 시간이 있을 리가 없지요. 오늘은 전문성에 관해 말하고자 합니다.
고물가 시대에 사람들은 투잡, 쓰리잡, 그 이상의 N잡을 원하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수익 창출하기를 원합니다. 여러 사람들의 성공 사례들을 보고 현혹돼서 말이죠. 하지만 이런 분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전문성'이라는 기본이 있기에 N잡이 가능하다는 사실을요. 전문성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분야만 연구하거나 맡아, 해당 분야에 대해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특성이나 성질'을 뜻합니다.
전문성은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을 흔히들 아실 겁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상황들에 대한 해결 방안을 겪고 나서 생긴 노하우들을 일컬어 말하는 것이지요. 저는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지려면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기업으로 따지면 과·차장급인 시니어 분들이겠네요. 이런 분들은 누구도 값을 매길 수 없는 상당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에, 그 직업이나 분야로부터 파생된 N잡을 당연히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지요.
그런데 요즘 아주 젊은 친구들은 이것을 너무나 쉽게 가지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노력 없이 성취를 하려고 하지요. 요새 SNS 상에서 노력을 '노오오오력을 해서 성과를 내오란 말이야.'라는 의미로 비하하는 밈이 만연합니다. 여러분, 착각하지 마십시오. 세상은 당신에게 돈과 가치를 그렇게 쉽게 주지 않습니다.
당신이 노력이라는 단어를 비하하는 시간 동안에, 놀고 있는 동안에, 원하는 바가 분명한 사람들과 목표가 있는 사람들은 놀지 않고 머리가 빠지도록 고민합니다.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의 능력을 키울지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저는 이것이 자본주의의 순기능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마치 IMF 터지기 직전과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요.
자본주의는 언제든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습니다. 다만, 노력의 성과가 바로 '돈'이라는 걸 명확히 알려줍니다. 이게 순기능이라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선 정말 치열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하다 못해 주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려면 공부를 해야 합니다. 부동산으로 투기를 하기 위해서도 공부해야 하지요. 그러니까 돈을 얻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공부란 정말 책상에 앉아서 탐구하는 행위일 수도 있고, 무언가를 암기해야 할 수도 있고, 몸으로 부딪히며 익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체득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체득(體得)이란, 몸소 체험하여 알게 되어 실천으로써 본을 뜬다는 말입니다. 사회에서는 이 과정을 '경험'이라고 하지요. 이 과정 안에는 '경험을 통한 응용력'도 포함됩니다. N잡을 하고 싶다면, 그대들이 비꼬는 꼰대들의 노력의 과정을 보십시오.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집중해 보십시오.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겁니다.
물론 저도 아직 전문가라고 말하기엔 정확히 4년 7개월이라는 시간이 모자랍니다. 하지만 제가 자신감이 넘치는 이유는 제가 몸을 담그고 있는 분야의 생태계 구조를 깨닫고, 그것을 아주 조금 응용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응용력을 갖기 위해 피를 쏟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노는 것을 포기하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치열하게 체득해 왔습니다. 이것을 저는 경험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분, 경험을 얻으려면 쉽게 얻으려는 태도를 바꾸십시오. 그냥 얻어지질 않습니다. 세상은 무언가를 공짜로 주지 않기 때문이죠. 그 대단한 일론 머스크도 24시간 중 20시간을 일에 매달리며 살아왔기에, 그만한 성과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세상은 냉혹합니다. 노력한 자에게만 확실한 보상을 주지요. 이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아무 생각 없이 노동만 한다면, 이 시대가 말하는 '21세기 버전의 노예'이자, 성과는 없을 겁니다. 주체적으로 생각하면서 본인의 비전을 그리세요. 그리고 야망을 키우세요. 저는 야망이 높다는 것을 좋게 봅니다. 물론 제가 그런 사람이기에 그렇겠지만, 저는 그 야망이 있기에 '추진력'이라는 엄청난 엔진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외적으로 2~3년 차의 주니어 분들 중에서 아주 특출 난 천재들이 있긴 합니다. 생태계를 이상하게 일찍 깨닫는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그뿐입니다. 그 사람들 나름의 노력을 토대로 개인의 브랜딩(퍼스널 브랜딩)을 성공한 사람들은 운이 70%라고 생각합니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도 있지만, 저는 그 말을 싫어합니다. 운도 노력이 있기에 따라주는 일종의 보상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소수의 분들은 노력이 부족한 운이 따라줬기에 가능했다는 말입니다.
저와 같이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저런 행운은 일생에 단 한번 올까 말까입니다. 그 마저도 모르고 보내버릴 수도 있지요. 그래서 우리는 전문성을 토대로 준비해야 합니다. 노력 없는 성과는 값지지 않습니다. 성취감이 없습니다. 한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면,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십시오.
내가 무언가를 알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그것은 착각입니다. 제가 봐왔던 진정한 전문가들은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이전에, 해결책부터 제시하지요. 그것도 아주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 줍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무언가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든 일은 생태계가 똑같다고 생각하지요. 제가 본 선배들은 그랬습니다.
MZ세대가 먹고살기 정말 어렵다는 세대라고들 말하지요. 역으로 생각하면 그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회를 만들어 나가세요. 여러분은 그럴 만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모든 것은 전문성과 응용력이 뒷받침되어야 기회가 따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