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6.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 피로...야 가랏!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
요 며칠부터 자주 독립서점을 찾는 남성이었다.
외관상으로는 30대 정도로 추정.
처음부터 말 거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것을 보니 'E'가 분명하다.
"여기 있습니다."
"사장님! 근데 사장님이 더 커피 고프신 거 같은데요? 얼굴에 그늘이..."
"그쵸? 제가 요 며칠 잠을 못자다 보니까..."
"맞아요~ 해가 바뀌면 좀 일이 줄어들까했는데, 되레 늘어나서 피곤하더라고요. 사장님도?"
"저도 오랜만에 다시 열일 하다보니 피곤하네요."
남자는 때는 이때다 싶은 듯이 말을 이었다.
"저 여기 진짜 좋아했거든요~ 근데 요새 문 여는 시간이랑 제가 들리는 시간이 어긋나더라고요. 그래서 살짝 아쉬웠는데 이렇게 오늘은 딱! 아다리가 맞았네요!"
남자는, 한동안 독립서점 <독점>이 문을 닫았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듯 했다. 그저 본인의 활동시간과 독립서점의 운영 시간이 다르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동안 <독점>을 찾은 많은 이들에게 "일이 많아서 오랬동안 문을 열지 못했네요. 죄송합니다."라고 변명하느라 피곤했는데 적어도 이 분에게는 그 말을 하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그럼, 이번 주 책은 뭔가요?"
"아! 저쪽에 진열해 놨어요. 관심 있으시면 한 번 보세요."
"아, 네~!!"
남자는 커피를 들고 책 진열대 쪽으로 이동했다.
남자는 책을 펼쳐서 읽어보더니, 이내 책을 들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계산할게요~ 늘 느끼는 거지만 매주 책에는 사장님의 감정이 들어가있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제가 좋아하는 책들만 고르다보니까요^^"
"그래서 늘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감사합니다."
카드를 받고 결제를 하려고 하려고 하는데
"아, 잠깐만요! 여기... 음... 달달한 라떼 한 잔 더 주세요."
"네."
나는 계산을 하려다가 멈추고, 달달한 라떼를 만들었다.
그리고, 남성에게 건넸다.
카드 결제 후, 남성은 책을 먼저 챙겼다.
그리곤,
"너무 피로하신 거 같아서 주문했어요! 맛있게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남성은 쿨가이처럼 그렇게 떠났다.
아... 아....
그럼 진즉에 말하지, 내꺼라고.
그렇다면 대충만들었을텐데...
하지만, 남이 사준 커피는 역시 맛있졍!
오랜만에 문을 열어놓고 너무 피로한 모습을 보였나 싶어 남자 손님에게 조금은 미안했다.
"자! 그럼, 이제부터 다시 힘을 내볼까!!! 2026년이 시작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