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6-1. 잠이 온다 잠이 온다 잠이 온다
나는 제법 잠을 잘 자는 사람이다.
자야지 하고 누운 후 핸드폰 늪에만 빠지지 않는다면 수면마취한 것마냥 3분 안에 잔다.
(그런 나를 나 자신이 잘 알기에 새벽 4시까지 놀다가 잔다. 이건 또 무슨 논리…? ㅋ)
그런 나도 가끔 미친듯이 잠이 안 올때가 있다.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안 온다.
그럴 땐 억지로 자려고 하지말고 딴짓을 하라는 누군가의 말에(방송에서 전문가라는 사람이 한 말) 그렇게 한다.
그러면 그냥 날 밤을 새게 된다.
그럴 땐 고고하게 책을 읽으면 되는데… 그럴리가!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책을 잡아봤다.
내 방에 어떤 책들이 있나- 쭈욱 살펴보다 걸린 책이 있다.
무라카미하루키의 <잠>이다.
1989년 하루키가 로마에 살았을 때 썼던 단편으로 1993년 <TV피플>이라능 소설집 안에 있었다고 한다. (나는 <TV피플> 책을 읽지 못했다)
그랬는데 독일어판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독립된 책으로 2012년, 한국에 소개되었다.
나는 사실 하루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대표작들도 이름만 알 뿐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일본 소설을 참 많이 읽었음에도 참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작가였다. (뭔가 어렵다는 말도 있고 해서 읽기도 전에 편견이 생겨버림)
그러다가 표지에 끌려서 사게 되었다. 안에 구성도 이욜~!
아주 감각적이지 않은가?
그림 보는 맛에 홀려 책을 읽었는데 내용은 홀릴만한 내용은 아니다. 왜냐면 잠을 잘 자는 내용이 아니라 불면증으로 힘들어하는 주부의 주절거림이기 때문이다.
“잠을 못 잔 지 십칠 일째다”
라고 책은 시작된다.
이게 소설의 전부다.
어느 날 잠을 자지 못하게 된 주부의 일탈에 관한 이야기로 이 책을 읽은 주부들은 격하게 공감을 했다고 한다.
나는 뭐.. 걍 그랬다.
아.. 이게 하루키의 글이구나를 인지한 정도랄까?
짧은 내용이고 읽히기는 쉽지만 그냥 그정도의 감상이 다다.
무채색 그림들처럼 글에도 무채색이 느껴졌다.
게다가 열린 결말로 고구마 백개를 먹은 느낌!!!
불면증은 해결 된거여? 뭐여? 뭐 요런 느낌이랄까?
이렇게 나는 또 한 번 하루키와 멀어질 뻔 하다가…
<색채가 없는 다다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보며, 오호~~~~!라는 생각을 하며 <잠>을 다시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불면증이 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