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8-1.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읽기
자기개발서나 경제 서적, 인문서적을 읽고 나서는 쉬어가는 느낌으로 소설 책을 읽고는 한다. 소설 중에서도 특히 추리 소설을 좋아하고, 추리 소설 중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의 책은 갈증이 생길 겨를도 없이 계속해서 서점에 등장한다.
이번 주 독점에서 선정한 책은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이다.
이 책을 대중교통에서 읽지 마시오.
책 소개 中
이 글은 2001년 일본 출간 당시의 독자 공통 독서 후기라고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2001년'에 출간했다는 것. 그리고, '대중교통'에서 읽지 말라는 것이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왜 대중교통에서 읽지 말라고 했는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읽으면서 몇 번을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네!'를 속으로 외쳤는지 모른다.
이 책은 8개의 단편 소설이 묶여 있다. 8개 모두 스토리는 다르지만 추리 소설 작가와 출판사와 독자가 주요 등장 인물이다.
이 책은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휘황찬란한, 뒷목을 탁! 치는 추리쇼가 없다.
세금 감면을 위해 세무사 친구가 알려 준 구매 목력들을 자신의 추리 소설 안에 억지로 우겨 넣는 추리소설가의 이야기부터, 여기 저기 출판사에게 작품을 주겠다고 허언을 한 추리소설가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출판사 직원들의 이야기까지.
출판사와 추리소설가의 이면을 블랙 코미디로 승화시켰다.
그렇기에 이번 책은 추리 소설 책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공감대를 느꼈다.
본질은 사라지고, 목적만을 향해 나아가는 소설 속 상황을 통해서 일하면서 자주 접했던 '주객전도'의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디졸브됐다.
제일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펐던 내용은 추리소설가에게 요즘 유행은 책의 페이지 수라면서 글을 무리하게 늘려달라는 요구를 하는데, 이로인해 너도 나도 출판사에서 페이지 늘리기에 나서면서 법적 규제를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출판사들은.... 책의 무게를 늘이기 시작한다. 책 표지에... 철판을 넣는다.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 하지만, 어딘가에서는 있을 법한 상황이 웃펐다.
놀라운 건, 이 책은 2001년도에 쓰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2025년에 썼나? 싶은 소설도 있었다.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과 '독서 기계 살인사건'이 그것이다.
특히나, '독서 기계 살인사건'은 책을 기계에 넣으면 요약 정리를 해줄 뿐만 아니라 서평까지 만들어 주면서 추리소설 서평가들이 너도 나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을 심사할 때도 후보자들의 책을 읽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요약한 내용을 기반으로 서평을 쓰고 그것으로 심사를 하는데, 심사가 곤란한 상황에 이르르면 심사또한 기계에게 시켜버린다.
이것은 머지 않아 일어날 미래의 모습 같아서 식겁했다.
참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상상력은 대체 어디까지 인 걸까?
진짜 오랜만에 웃으면서 본 유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