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지마!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에피소드 28-2. 완벽한 추리 쇼! 크라임씬

by 더곰

추리 프로그램의 새 장을 연 프로그램 <크라임씬> 이 2025년 JTBC에서 티빙으로, 그리고 넷플릭스로 환승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프로그램이 독자적으로 방송사를 갈아탄다는 것은. (진짜 방송사의 흐름도 시대에 따라서 유연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쨌든, 추리소설, 추리영화, 추리 드라마는 넘쳐났는데 추리 관련 프로그램이 야박했했더랬다.

아무래도 추리라는 것이 쫀쫀한 스토리와 범인의 허를 찌르는 놀라운 추리력이 돋보여야 재미있는 것인데 이것을 프로그램으로 제작하는 것을 감히 엄두도 못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90년대에도 추리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가!

MBC <도전! 추리 특급>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제목은 '추리 특급'이지만 사실은 연예인들의 퀴즈 쇼에 더 가깝다고 보면 되지만, 퀴즈 코너 중에 몇 개는 추리 플레이가 가능한 것들도 있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김용만과 김국진이 KBS를 떠나 MBC에 정착한 첫 프로그램일 것이다. (아닐 수도 있지만...어쩼든 이때는 대부분 남녀 MC체제였는데 남남MC로 큰 사랑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 나, 왜 기억하는 거야?)

이후에 유사 프로그램들이 속속들이 등장했지만 다 망...

(근데 이 프로그램도 알고보니 일본 예능 프로그램을 그대로 복붙 했더라... 하긴, 90년대 방송 중에서 일본 프로그램 안 따라한 걸 찾기가 더 힘들지도...)

그렇게 한 동안 추리 프로그램은 우리의 기억 속에 사라졌었다.


그러다, 2010년대부터인가? 방탈출 카페가 큰 인기였다.

나 역시도 방탈출 카페를 종종 이용하고는 했다. (하는 족족 방탈출 못함...)

이걸 방송국이 놓칠리가 없지!

게다가 여기에 MT에서 밤 새도록 하는 '마피아 게임'이 합쳐진 <크라임 씬>이 만들어진 것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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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

2014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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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 2

2015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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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씬 3

2017

JTBC


<크라임 씬>은 2014년에 시작해 시즌별로 제작되었다.

2017년 이후 길게 쉬었다가 2024년에 <크라임 씬 리턴즈>, 2025년 <크라임 씬 제로>가 나왔다.

나는 지금도 티빙에서 라디오처럼 백색소음 역할로 <크라임 씬> 몰아보기를 한다. 그러다가 인간적으로 너무 많이 본 느낌이 들면 <크라임 씬 리턴즈>와 <크라임 씬 제로>를 돌려 본다.


내 맘대로 <크라임 씬> 베스트 씬 5


5. 교차로 살인사건 (크라임씬 2)

<크라임씬>은 시즌 1 중반부터 3까지 매주 하나의 사건을 해결했다. 초반에 2회분으로 나눠서 방송을 했다가 시청자들의 추리에 의해 뜻밖에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가 되고, 2주만에 사건이 해결된다는 것이 호흡이 너무 길어 재미도가 떨어진다고 판단 이후부터 매주 하나의 사건을 다뤘다. (정말 대단쓰~! 추리 스토리를 짜는 것도 대단하고, 긴 호흡을 하루만에 터는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크라임씬>은 고정 플레이와 매주 한 명의 게스트가 사건을 해결하는데, 교차로 살인사건은 가수 보아가 함께 했다. 각자 뽑기를 통해 배역이 결정되고, 뽑힌 배역에 대한 정보만을 습득한 후 모든 플레이는 랜덤이다.

그래서 게스트나 출연진들의 연기가 더 리얼하게 재미가 있다. 특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보지 못했던 가수 보아가 <크라임씬>에서 열연을 하는데 연기 참 잘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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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아보다 나는 이 에피소드에서 점쟁이 역할을 했던 하니가 참으로 귀여웠다는~


이 에피소드의 탐정은 박지윤이었고, 범인은 (스포일러) 였다.

내용은, 부패한 사회부 기자가 교차로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로는,

사회부 기자에게 돈을 먹인 마을 점쟁이 하니.

거짓 기사를 썼다는 것을 들킨 기자 동기 보아.

죽은 사회부 기자의 뺑소니까지 덮어 쓰고 감방에 갔다 나왔는데 배신 당한 전 남친 장진.

죽은 사회부 기자의 오인 기사로 피해를 본 홍진호

마을까지 대리 운전을 한 대리 운전 기사 장동민이다.


각자의 살인 동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서 몰입력이 제법 높은 작품이다.


4. 크루즈 살인 사건 Ⅱ(크라임 씬 2)

매회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크라임 씬 2>에서 연속 살인 사건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크루즈 살인 사건은 1화에서 범인을 잡고, 2화에서 출연진 중 한 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면서 새로운 범인을 색출한다는 구성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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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하니가 승무원 역할로 분해서 맹활약했다. 심지어, 여기서 억울하다며 뿌앵~하고 울기 까지 했다. 크라임 씬 2는 하니가 하드캐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개의 사건이 믹스되지 않도록 개별 사건으로 스토리를 짠 것이 놀라웠다.

<크라임 씬>에서 유일하게 발연기가 돋보이는 구간이 있는데... 바로 홍진호가 어색하게... 죽는 것이다... (이건 짜여진 각본이라서 어색한 것인가?)

으으윽! 어! 하며 죽는다. 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나는 크루즈 살인사건 Ⅰ보다 크루즈 살인사건 Ⅱ가 더 재미있었다.

<크라임 씬> 1의 고정 출연자였던 NS 윤지와 <크라임 씬> 1에서 게스트로 출연했던 강민혁이 또 한 번 출연했는데, 익숙함이 주는 재미가 있더라~


이 에피소드의 탐정은 장진으로, 연속 추리이기 때문에 두번 연속 탐정으로 활약한다. 범인은 (스포일러)다.

내용은, 선장 홍진호가 배에서 내리면서 급 사망하게 된다.

유력한 용의자로는,

선장이 되고 싶은 부선장 장동민.

선장과 불륜 관계인 재즈 가수 박지윤.

선장에게 미운털 박힌 승무원 하니.

선장의 진짜 부인인 NS윤지.

선장의 동쟁 강민혁이다.



3. 고시원 살인사건 (크라임씬 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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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정비해서 TV 채널이 아닌 OTT 티빙에서 방송한 <크라임 씬 리턴즈>의 두번째 에피소드. 고시원 살인 사건.


<크라임 씬 리턴즈>부터는 하나의 사건이 2주 연속으로 제작되었다. 이 말은 모다? 호흡이 다시 길어졌다. 하지만 OTT의 장점은 모다? 다음 회차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다림의 미학은 없어 한 번에 쭈욱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부터 세트가 더 버라이어티해졌다. 1부 후 지루함을 타파하기 위해 엔딩 구간에 2부를 부여잡아 줄 수 있는 히든 공간이 펼쳐진다.

고시원에서는 굳게 잠겨졌던 방문이 열리며 일동 경악하고, 2부로 넘어간다.

<크라임 씬 리턴즈> 첫 회에서는 비행기를 거의 그대로 세트장에 옮겨온 듯한 초대형 스케일을 보여주기도 했다.


고시원 살인 사언은 <크라임 씬 리턴즈>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다. 감히 시즌 중 가장 탄탄한 스토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시즌에서 하드캐리한 인물은 단연 주현영이었다. 매회 에피소드마다 배역이 어찌나 찰떡인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태국 툭툭이는 정말... ㅋㅋㅋ


이 에피소드의 탐정은 키다. 그리고 범인은 (스포일러)이다.

내용은, 고시원에 살고 있는 유튜버가 휴게공간에서 배가 반쯤 잘린 상태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로는,

유독 숫자 8을 좋아하는 고시원 주인 박지윤.

유튜버 친구에게 똥싼 바지라는 약점을 잡힌 힙합 꿈나무 안유진.

유튜버에게 협박을 당하고 있는 매점 사장 장진.

유튜버에게 고백했다 차인 만년 고시생 주현영.

유튜버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일용직 장동민이다.


<크라임 씬 리턴즈>는 하나의 큰 세계관을 설정하고, 매회 에피소드가 라스트 엔딩과 유기적으로 엮어 놓았는데... 사실,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2. 미인대회 살인사건 (크라임 씬 2)

모든 프로그램에는 리즈 시절이 있다. 이렇게 보면 확실히 <크라임 씬 2>가 최고의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다. 전 시즌에서 베스트 5 중에 무려 3개나 <크라임 씬 2>에서 나오는 것 보면 말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나만의 랭킹이지만서도)


미인대회 살인사건은 가장 임펙트가 큰! 반전이 살아 숨쉬는 에피소드였다.

특히나, 영화 감독 장진의 추리력이 가장 많이 돋보이는 에피소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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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출연진 모두가 하드캐리 하기도 했다. 특히, 홍진호의 명대사가 이 에피소드에서 나온다. "저는 변태입니다." ㅋㅋㅋ 그리고 하니의 "난 그냥 또라이야."까지 ㅋㅋㅋㅋ


이 에피소드의 탐정은 장동민이다. 가장 범인 같은 비주얼이라서 탐정을 맡겼다.

그리고 범인은 (스포일러)다.

내용은, 미인대회 경연 중에 대기실 캐비넷에서 미스코리아 진으로 유력했던 인물이 시체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로는,

미스코리아 진 라이벌인 경기 진 박지윤.

미스코리아를 발굴하는 미용실 사장 오현경.

오현경의 전남편이자 죽은 미녀를 사귄 뒤 차 버린 장진.

미녀들의 다리만 찍는 변태 기자 홍진호.

비밀을 지닌 미인대회 스텝 하니다.


쫀쫀한 스토리보다 예측불가한 스토리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1. 대저택 살인사건 (크라임 씬 3)

크라임 씬 3에서는 장동민이 없었다. 장진, 박지윤, 김지훈, 양세형, 정은지, 홍진호가 고정 출연진이었는데 대저택 살인사건 에피소드에서 장동민이 출연한다. 역시!!! 그의 빈자리가 너무 컸었다고!!!

대저택 살인사건은 솔직히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특정 가능하다. 아마 제작진도 스토리가 좀 약한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양념을 엄청 치기 시작한다. 막장의 막장의 막장!


총천연색 막장이 범람한다. 그래서 재미있다. (역시 나는 막장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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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막장 스토리는 시작부터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도중에 폭죽처럼 하나씩 그러나 와다다다다 터진다. 이 구간은 봐도 봐도 재미있어서 하던 일을 멈추고 화면에 눈을 고정할 정도라고나 할까? ㅋㅋ


이 에피소드의 탐정은 장진이고, 범인은 (스포일러)다.

내용은, 추리 소설가가 대저택 화장실 욕조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유력한 용의자로는,

추리 소설가의 애지중지한 손녀 정은지.

대저택에서 추리 소설가에게 들이댔던 집사 박지윤.

추리 소설가의 고문 변호사 홍진호.

몇 십년 만에 찾은 아들 장동민.

그리고 소설가의 소설을 자문하기 위해 찾은 양세형이다.


이렇게 보면 각자인듯하지만...! 대환장 막장 스토리가 쫘르르 펼쳐지니 씨원하게 웃고 싶을 때 한 번 볼만 하다.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 가장 최신작인 <크라임 씬 제로>가 언급이 1도 안됐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엄청 기대하고 봤다. 왜냐면 <크라임 씬>에서 제법 내공이 있는 이들인 장진, 박지윤, 장동민, 김지훈, 안유진이 캐스팅 되기도 했고, 매 시즌 마다 재미있었으니까.

근데 솔직하게 말하면, 이번 편은 노잼이었다.

재미가 없엇던 이유는 추리와 맞바꾼 버라이어티라고 할까?

넷플릭스에 가서 기뻤는지 스케일을 더 키운 듯 했는데... 스케일은 커졌는데 스토리는 빈약해졌다.

기존의 <크라임 씬>스토리는 그래도 있을 법한, 리얼리티가 살이 있었다면 <크라임 씬 리턴즈>부터 <크라임 씬 제로>는 리얼리티보다 억지 구성이 많아서 흡인력이 떨어졌다.


게다가... 살인의 형태가 더 잔인해졌다. 추리 예능물인데 굳이? 왜? 그렇게까지?


2026년에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고 하는데... 부디 초심을 잡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꼭이요! 저 기다리고 있습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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