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29. 맛에 대해선 개인 취향 존중해주세요
손님도 없겠다 오늘은 일찍 문을 닫아야겠다 생각하면서 슬그머니 마감준비를 하고 있을 때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 언제 끝나?
"좀 이따가."
- 내가 톡 보냈는데 봐봐!
전화 통화 중에 친구가 보내는 사진을 봤다.
"오~"
- 가야지!
"암. 가야지."
- 사실, 선택권은 없어. 예약을 이미 해 놨거든.
"녀석. 내가 당연히 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구나!"
- 그럼 그럼. 알지? 여기 엄청 유명한 곳이야.
"그럼 이따 보자규!"
TV에서 엄청 맛집으로 많이 소개 된 곳에 도착했다. 가게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와! 우리 예약 안했으면 오늘 못 먹었었겠다."
"그치. 특히나 너님은 줄 서서 안 먹잖아."
나는 맛집에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줄이 서있으면 일단 거른다. 여행지에 가서도 줄 서는 집이 있으면 그 옆집에 들어가서 먹는다. 그래도 맛의 퀄리티가 낮거나 하지 않다. 고만고만 하다.
"예약이요!"
친구와 함께 맛집에 입성했다.
친구는 안에 들어서자마자 곳곳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직원이 안내한 자리에 앉아서 메뉴를 골랐다.
"여기서는 이거랑, 이거를 먹어야 한다더라!"
"뭐야? 선택권이 없어?"
"이왕 예약했으면 남들이 먹는 걸 먹어봐야지."
"먹는 자유를 빼앗기는 기분... 좋지 않아."
"식탐도 없으면서 무슨!"
"맞지."
TV에도 소개되고, SNS에서도 맛집으로 극찬한 이곳에 앉아서 모두가 반드시 먹는다는 메뉴를 골라 먹기 시작했다.
"어?"
"음..."
나와 내 친구는.... 당황했다.
"맛집 맞지?"
"어."
"너무 기대해서 그런가 그렇게 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좀 그렇긴 해."
"그래도 뭐 무난하니 맛있게 먹자."
그렇게 우린 말 없이 먹었다. 그리고 비싼 값을 내고 나왔다.
"경험이지 뭐!"
나는 애써 예약하느라 고생한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제, 두 번 다시 안 올 소중한 경험이었다."
"근데 요즘 TV 프로그램에 나온 곳이 맛 없을 확률이 낮은데..."
"그치? 야, 너 근데 <흑백 요리사> 봤어? 거기 나온 셰프들 가게는 다 가보고 싶더라."
"예약 해~"
"뭔 솔? 예약해도 내년일걸.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란다. 넌 안 봤지?"
"응. 나는 안 봤지. 관심이 없어서. 근데, 대화에 동참은 해야하기에... 책은 읽었다."
"뭔 책?"
그 책은 말이야. 바로 <흑백 요리사2>의 우승자가 쓴 책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