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30-2. 현실아 뭐하니? 정신 안차려?
드라마에는 우리의 욕망이 투영되어 있다.
현실은 시궁창이기에 드라마 속에서 도파민을 대리 충족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인생 2회차를 살고픈 이들의 욕구가 총족되어 '희귀물'이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도파민, 최근들어 많이 등장하는 단골 소재 '사적 복수'가 결합됐다!
개인이나 모범 택시가 복수를 하더니만, 이제는 법조계 사람들까지 해주기 시작했다. 물론 법조계 사람들은 '사적 복수'인듯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의 울타리 안'에서 해결하는 듯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 한. 다.
그렇다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나라 법 체계에게 불만도 많고, 많은 부분 바뀌었으면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나요! 나요! 내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드라마 <프로보노>가 종영하고 이제 뭐 보고 사나?하던 차에,
날 미치게 만드는 드라마가 등장했다. <판사 이한영>
이야~~~ 법정물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당연히는 봐야만 하는 드라마.
사실, 직전에 지성의 <아다미스>라는 드라마를 봤다. 다 떠나서 뭐하나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은 열린 결말에 뒷목을 잡으며 내 시간 돌려도~~라고 했었는데...
이 드라마는 아니아니 아니올씨다.
사실, 첫 회는 '회귀' 서사를 깔아야 하기 때문에 프롤로그 격으로 이것저것 스토리라인을 다 펼쳐주느라 살짝 중구난방스러웠는데 2회부터 몰입도가 나를 압도한다.
판사 이한영은 로펌 해날 로펌의 사위로 그들의 마리오네트처럼 판결 청탁을 받으며 살아왔다가 결국 씁쓸하게 죽임을 당한다......라고 생각했던 차에! 열정가득했던 판사 시절로 회귀한다.
딱, 웹소설 스타일이다. 그랬더니, 역시나. 웹소설이 원작이다.
'회귀'도 판타진데, 일단 배우 지성이 판타지다.
아니, 너무 동안이시잖아. 헤어스타일이며 패션 스타일까지 판사스럽지는 않지만(판사다운게 뭔데-) 동안스럽다. 드라마에 몰입해야 하는데 '허... 저 양반 참으로 젊어보이는구만'하고 보게 되더라. (정신 차렷!)
쨌든, 지성은 자신을 죽인 어둠의 세력에게 복수를, 그리고 지난날(회귀 시점에선 미래의)의 과오를 수습하기 위해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판사직에 임한다.
이것을 '각성'이라고 한다.
미래를 먼저 알고 있다는 베네핏으로 사건을 정의롭게 해결하면서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의 운명까지 변화 시키는데 그런 장면에서 어쩔 수 없는 오글거림이 있지만, 그래도 훈훈하게 넘어갈 수 있다.
<판사 이한영>의 킬포는, 이한영의 복수 쌓기인데, 그의 '적'인 인물들이 매력적이라 더 볼만하다. 박휘순이 매우 나쁜 놈인데 매우 안쓰러운 놈처럼 보여서 결말 부분에서 제발 개과천선 하기를 기도하고 있는 중이다. 근데 그러지 않겠지, 졌을 때 분명 "나는 나만의 정의로 이 세상을 바꾸고 싶었어..."라는 멘트를 칠지도.
박휘순 역시 절대 권력인 전대통령의 오른팔로 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이기 때문에 판사 이한영과 브레인끼리의 머리 싸움이 볼만 하다.
그리고 보통, 이렇게 회귀하면 자신을 수족처럼 부린 해날과 해날의 딸아지 자신의 부인이었던 여인과 재결합하지 않는데 여기서는 그 여인의 착한 본성(?)을 깨운다. 그래서 그녀가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하지만, 그녀보다는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백진희가 더 좋다. 3년 만에 복귀라는데... 드라마 선택이 탁월!!! ㅎㅎ
4%에서 시작해서 최고 시청률 13.5%까지 찍으면서 2025년 고전을 면치 못했던 MBC의 희망(?)이 되어 주고있는 <판사 이한영>. 12부작일까봐 슬퍼했는데 14부작이란다!!! (야호!)
이제 서서히 클라이막스로 향해가는데 제발 흡입력, 몰입력 잃지 마시고, 이대로 쭈욱!!!!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엔딩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