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에피소드 19-1. 그날이 너무 많아서 문제이긴 하지만...

by 더곰


"먹고 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헐! 표지 너무 귀엽!!! 제목은 너무 와닿!!"



image.png?type=w580 북라이프, 2018



"원래 인생이 함정입니다." 한 때는 방송 작가, 현재는 번역가, 미래는 작가? 포기하지 못 해 한 없이 초라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당신에게 딴짓과 후회 전문가 노지양이 전하는 실패와 반전의 랩소디

책 소개


일하기 싫어싫어 병에 걸렸을 때 읽으면 더 없이 좋을 책.

공감도 하고, 반성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해야지를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은 표지도 따라그려보고 싶을 만큼 귀엽다.

그림 속 여인의 모습은 편견 필터를 깐 내 눈으로는 30대 여성이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나이가 제법 있으신 분 같기도 했다. (유부녀이고 자녀를 키우고 있는 중년 여성이라고 했다.)


일단, 표지가 마음에 들어 이 책이 끌렸고,

그 다음은 책의 구성이었다.


사실 에세이는 복불복이다.

인지도가 있는 이들의 에세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팔리지만, 디~~~게 유명한 셀럽이 아니고서는 저자의 삶을 엿보고 싶은 에너지가 없는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성공보다는 실패의 이야기! (성공이더라도 실패의 서사를 쌓아야만 한다.)

표지나 제목으로 매력어필!

마지막으로 에세이를 그럴싸하게 포장할 훌륭한 글의 구성력!

이 세 박자가 딱딱 맞으면 된다.


이 책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다. 그래서 내 손이 책을 향했는가보다.

표지나 제목도 마음에 들었지만, 구성력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글 구성으로 저자의 아이덴티티가 제대로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매회 에피소드는 짧은 영어 문장과 해석으로 시작된다.


image.png?type=w580


그리고 그에 따른 저자의 에피소드가 펼쳐지면서, 영어 문장까지 더불어 이해하게 된다.

(영어 공부까지 하게 된다고나 할까? ㅋㅋㅋㅋ)


저자는 라디오 방송 작가로 활동하다가 그만두고 번역가로 전업했다.

15년간 80여 권의 책을 번역했는데, 번역이라는 것이 드러내는 역할이 아닌,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이기에 명성이나 인지도를 쌓을 수 있는 직종이 아니다.

(영화 '데드풀' 번역작가가 유명세를 타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번역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대표작을 만나게 된다.


그녀에게서는 <나쁜 페미니스트>와 <헝거>가 그것이다.

그녀는 번역가의 길이 결코 쉽지 않다고, 자신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줌으로써 알게끔 해준다.

여행 중에 번역하는 로망은 그냥 꿈일 뿐 현실이 아니라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맞지, 우리가 갖고 있는 환상은 말 그대로 환상이다.)


그렇게 번역을 하면서 누군가의 글을 해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글을 써보고 싶은 저자는 용기를 내어 이 책을 쓴 것이다.

책소개에서도 '실패'를 다뤘다고 하고, 에필로그에서도 '실패'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만 글 전체에서는 공교롭게도 '실패'가 느껴지지 않는다.

어딘가를 향해 걷고 있는 저자의 걸음이 보인다.


보아라, 실패한 사람은 책을 쓸 수 없다. 그녀는 나아가다보니, 목표에 마주 선 것이다.

글을 쓰는 직업이다보니, 글 하나하나에 섬세함이 묻어난다.

심사숙고가 보인다.

그렇기에 어느 부분에서는 공감되고, 어느 부분에서는 몰입된다.

그래서 쉽게 읽히는 책이다.


"... 그렇기 때문에 한 번 읽어보세요~ 멍때리면서 읽기 좋은 책이에요."

"멍을 때리면서 어떻게 읽어요?"

"그냥 생각 없이, 커피 숍에서 커피 마시면서 읽으면 좋다는 거죠."

"여기서요?"

"네~ 맞습니다. 고객님."

"그럼, 일단 주인님 말 듣고 한 권 질러보겠습니다. A/S 되나요?"

"흠... 반품은 안되지만, 맘에 안드신다면 다음에 오실 때 A/S로 커피 한 잔 드릴게요."

"오! 그럼 저도 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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