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수목금토일 바쁨

에피소드 21. 이럴 줄 몰랐지만 스불재...

by 더곰

"왜 그간 문을 안열었어~ 다방 커피 땡겨서 죽을 뻔했네."

"왜 문 안 열었어요! 망한 줄 알았잖아요."

"일주일간 편의점에서 시간 보내느라 엄청 힘들었어요. 아줌마."

"아줌마 말고 언니."

"와, 진짜 오랜 만에 여시네요~ 저는 또 가게 문 닫은 줄 알았어요~ 혹시나해서 와봤는데 문 열어서 다행이에요."


오랜만에 가게 문을 열었더니 오전 11시부터 단골 할매들과 꼬마 친구들과 간간히 눈도장 찍던 손님들의 안심한 듯, 반가운 듯, 다행이라는 듯 다양한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며 나를 향해 한 마디씩 했다.

그런 이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걱정해주고 있음에 고마움을 느꼈다.

그리곤, 하루 종일 만나는 사람들에게 앵무새처럼 똑같은 변명 멘트를 쏟아냈다.


"아,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희한하게 일주일에 다 몰려버려가지고 며칠 밤을 새다보니까 도무지 문을 열 수가 없더라고요. 죄송하니까~ 시원하게 음료 서비스로 드릴게요."


독립서점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이렇듯 문 열고 닫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휴가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일주일간 문을 닫는 것은 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몇 명 안되는 단골들이지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음을 간과했다.


"근데! 책방만 운영하는 거 아니었어? 뭔 일이 그렇게 몰렸다는 거야?"


꽃할매가 물었다.


"아, 이거 하기 전에 프리랜서로 일하던 게 있었거든요. 연식이 되면서 그쪽에 일감이 많이 없어서 독립서점을 열었는데, 희한하게 일감들은 늘 몰아서 오더라고요. 돈은 벌어야겠어서 욕심부렸더니 욕심이 과해서 체한거죠. 뭐~"

"아이고야. 아주 열심히 사는 양반이었구만!"

"네. 맞습니다! 남의 돈 벌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럼 이제 급한 불은 끝 겨?"

"얼추요?"


일주일 간 많은 일이 있었다.

허망했던 두 번의 밤샘 작업.

밤새서 작업을 했는데 내 윗선이 다 뜯어고쳤다.

놀라운 건 컨펌자가 말한 수정 의뢰대로 했는데, 윗선은 막무가내로 틀렸다 틀렸다만 연신 말하며 뜯어고치라고 다시 재작업을 시켰다.

나보다 윗선이니 하라면 해야지. 그렇게 했고, 컨펌자와 회의를 진행했다.

하하하... 수정전 버전으로 돌아왔다.

윗선이 나에게 수정을 시키면서 했던 온갖 비난을 되돌려주고 싶었다.

이바닥 노상 있는 일이기에 이제 놀랍지도 않지만, 그래도 짜증은 난다고!


그러던 와중에 다른 일이 들어왔다.

내용 설명 후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자고 해서 미팅을 나갔는데 대뜸 회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아직 페이 얘기도 안했는데...

게다가 회의 내용은 말도 안되게 산으로 가고 있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순간에도 일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어느새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내달리고 있었다.


와중에, 주말에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여유가 있을 줄 알고 학원을 다니기로 한건데...


결국... 나는... 월화수목금토일 모든 요일에 빡셈으로 가득차게 된 것이다.

후... 정말 힘든 일주일이었다.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일이 들어왔을 때 미리미리 하면 됐었는데 솔직히 슬금슬금 미룬 것도 한 몫했다.

내 스타일이 일의 끝점을 먼저 잡은 후에 최대한 미루고 미룬 뒤에 닥쳐서 하기에.... 이 사단이 났다!

그리하여, 이번 주 독점적 책은! 이것이다.







SE-64ae0d57-ef47-4987-8bae-64848a94ecd2.png?type=w580 by. THE 곰(핀터레스트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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