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世紀の博物館

포에버리즘, 그래프턴 태너

by 정서윤

20세기 초, 향수는 범죄와 연관되어 없어져야 할 것으로 치부되었다. 향을 그리워해서 주인집의 자식을 죽이는 하녀의 이야기, 고향을 그리워해서 전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의 이야기 등. 사람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어서 범죄를 일으키게 한다고 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엔 노스탤지어는 ‘Y2K’, ‘레트로’, ‘빈티지’ 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상품이 되어 적극적으로 권장되어 팔리고 있다.


노스탤지어는 어떻게 범죄의 원인에서 높은 가치의 상품으로 탈바꿈되었을까? 노스탤지어의 신분은 달라진 것 같지만, 사실 노스탤지어를 범죄로 보는 것과 상품으로 파는 것에는 같은 목표가 있다.


바로 그리움longing을 근절하는 것이다.

노스탤지어를 파는 것이 그리움을 근절하는 것이라고? 이게 무슨 소리일까. 노스탤지어를 파는 것은 과거를 과거에 두고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오늘날에 데려와 파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그 그리움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과거는 현재가 되고, 과거는 지속해서 존재하게 된다. 이렇게 과거를 현재 속에 계속 두는 것에 대한 논의를 ‘영원주의Forverism’이라 부른다.


‘어쩌면 우리는 정작 진짜 노스탤지어를 느껴 본 지 오랜지도 모른다.’

어떤 것도 끝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상실하려고 들지 않는다.


옛날 밴드의 리마스터링 LP판 판매, 리믹스 음원 재발매, 너무 많은 TV프로그램과 영화의 리부트,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스타워즈와 마블, 반지의 제왕 영화들, 복원된 옛날 디즈니 명작들. 하지만 ‘지난주에 찍은 것처럼 보이는 영화는 지난주의 영화일 뿐이다.’그것들은 ‘단지 진짜 과거를 닮은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다.’우리는 모든 것을 저장하려고 한다. 그것을 영원화하기 위해.‘디지털화된 [추억]은 온라인과 개인 전자 기기 그리고 클라우드에 쌓이며 순간이라는 이름으로 납작해진다.’


모든 것들은 데이터센터에 저장되는데, 영원주의의 대표적 산물인 이 데이터센터는 전혀 ‘친환경적’대안이 아니다. 어차피 대부분의 전력망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것이며, 열을 식히기 위해 물값도 어마어마하게 든다.

‘과거가 현재 안으로 납작하게 합쳐지고 모든 것이 미래를 보장받으려 드는 시대에, 어떤 행동을 취해야 좋을지 모를 무력감이 우리를 엄습해 온다.’


영원주의 안에서는 그 어떤 일도 끝이 없고, 그 어떤 일도 끝마칠 수 없다. ‘정체된 기분과 끊임없이 움직이는 데서 오는 멀미를 동시에 느끼며 살아야 한다.’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이라는 슬로건을 미 특허상표국에 등록했다. 이 슬로건은 우파들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했고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이것은 현실 도피에 가깝다. 그들은 영원한 과거를 생산하고 영원한 현재를 생산한다. 그들에게는 죽음또한 해결해야 할 문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사람을 데이터로 치환하여 죽음 후에도 영원히 존재하게 하는 사업, 냉동인간 사업 등 결국 영원주의는 노스탤지어를 근절하는 것이기에 인간의 노스탤지어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내가 자주 듣는 노래 중 하나가 떠오른다.

Have you ever missed someone that ain't coming back? Uh

돌아오지 않는 누군가를 그리워한적 있어?

You don't see the urgency, that really worries me

넌 이런 절박함을 모르잖아 그게 정말 걱정돼

The problem is that we think, naturally, we have time but you'll find

문제는 우리에게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너도 알게 될 거야

Anything can happen, don't take it for granted

You know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마 알겠니

[10k Hours - Jhene Aiko]


♪시간은 많아 이대로면 아마 영원히 살 수 있지 않을까 ... (이지금 - 아이유)

모든 것은 영원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영생의 베를린 천사는 말했다. “난 지금을 살고 싶어, 지금, 지금을 ...” 모든 것을 영원화하려는 영원주의 안에서는 모든 것이 빛을 잃게 된다. 추억은 언제든 꺼내볼 수 있고, 꺼내볼 때마다 아우라는 사라진다. 인간은 데이터로 치환되고 계속해서 복제되어 원본의 가치는 퇴색된다.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의 몰락이 떠올랐다. 그 어떤 것도 잃지 않으려는 인간들, 상실하지 않으려는 인간들. 복제품의 껍데기만 가지고 자위하는 줄도 모르는 진정한 노스탤지어가 사라져버린 지금 무엇을 정말 잃어본 적이 있니. 무엇을 정말 그리워해본 적이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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