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루 활동 날, 늦잠 잤어, 미친 시작부터 꼬였잖아
9030 빨간 버스, 당산역에서 내려서 2호선으로 갈아타, 역시 사람은 많네, 늦어서 미안 얘들아, 점심은 로스카츠 고기는 언제나 옳지, 홍대, 또 홍대, 지겹다 연남으로 넘어가자,
밀리우 하우스, 여기는 솔티드 카라멜 라떼가 맛있어, 민서도 늦었구나, 케이크는 잘 먹을게, 이번 활동 주제는 겨울이었지, 어땠어? 하기 어려웠니, 내 겨울의 테마는 공허함이야, 기억에 남는 건 승범이가 실수한 검은색 알파벳 a, 기억에 남길 건 그 a가 쏘아 올린 공에 맞은 민서가 해준 다다이즘에 대한 간단한 설명, 영은이가 가져온 필름 카메라, 인생네컷도 찍자, 다음 달에 봐 얘들아, 다음 주제는 죽음으로 할게요, 아 참 1월엔 우리 달리 전시회 가야 돼, 오늘도 너무 재밌었다, 조심히 들어가
경의 중앙선, 역시 사람은 많죠, 그래도 빨리 도착했어요, 운정역에서 버스를 기다리지, 32분이나 기다리래요, 플레이리스트에서 오래간만에 꺼내 듣는 권지용이 칠하는 공허함의 색깔, 보고 싶어 진짜 보고 싶어, 하늘은 붉은색, 내 기분은 파란색 합치면 보라색 그 어디쯤이려나.
뭐 썩 나쁘지는 않네, 이따가 일 끝나고 친구들 만나면 조금 더 밝은 색이 되겠지, 버스가 와, 내가 마지막 한자리네 운이 좋았다, 다음 정거장에선 어린아이가 탔지, 아니야 내가 너보단 아직 튼튼해 그냥 너 앉아,
옷 갈아입을 시간도 없어, 6시부터 11시, 벌어야지, 그래 힘들어도 벌어야지
고생했다 은경아, 내일은 너 안 나오지, 심심하겠다,
정겸이, 대한이, 지철이 어서 와, 아빠가 집에 있는 양주 다 마셔도 된대, 정겸아 옷 좀 사자, 일단 내 옷 먼저 입어봐, 예쁘네, 제발 이렇게만 입고 다녀, 다들 고민이 많구나 나도 그래, 뭐야 왜 벌써 7시야?
가게? 그냥 자고 가지, 그래 알겠어 조심히 들어가, 조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