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아버지는 참 유별나셨다. 당신의 손자가 예쁘지 않으셨는지 항상 장난끼 섞인 목소리로 소리를 버럭 지르시며 꾸중을 놓으셨다. 어렸을 적 나는 그래서 할아버지가 참 무서웠고 항상 낮설었다. 삶의 고됨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당신의 그 거친손으로 글씨는 예쁘게 잘 쓰셨으면서 단 한 번도 나의 손을 잡아주시지 않으셨다. 그러던 중 4년 전 뜨거운 여름에 할아버지는 암선고를 받으셨다. 솔직히 그 소식을 들은 나는 슬프지않았다. 아니 슬프지 않기 보다는 내가 어떤 감정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병원에 누워계시던 할아버지를 처음 뵜을 때 병원에서 틀어놓은 에어컨이 어찌나 나에겐 서늘하게 느껴졌는지 당신은 잘 모른다. 결론적으로 3년동안의 치열한 사투 끝에 할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의 시신을 뵙고 가족들 모두가 돌아가며 당신의 이마에 손을 얹을 때의 나는 그 서늘한 느낌을 잊지 못 한다. 장례를 모두 마치고 할머니집에 갔을 때 나는 문득 사진 한 장을 찾았다. 생전 한 번도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으셨다고 생각했던 당신의 손이 어린 나의 손을 잡고 계셨다. 머리가 띵했다 나는 그제서야 나는 당신의 사랑을 느꼈다.나를 사랑하셨지만 다만 사랑하는 방식이 서투르셨다는 사실을 나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았다. 나의 너무나 큰 바램이지만 할아버지에게 내 말이 전해진다면 꼭 말씀드리고싶다 나도 당신을 정말 사랑했다고 무뚝뚝한 손자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