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by 평일

그들은 눈빛은 여느 젊은 연인들처럼 아직도 빛나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얼굴에 노란 꽃을 부비는 할머니의 행동과 표정에는 치기 어린 아이의 유치함과 사랑뿐이 없었고, 그런 할머니를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표정에는 14살이었던 어린 소녀를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이 가득했다. 할머니를 쓰다듬는 할아버지의 손은 투박했지만 분명 세련되고 따뜻한 사랑이 베여있었다.

서로를 사랑하던 소년과 소녀는 그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머리가 하얗게 센 노부부가 되었다.

아마 너랑 나도 그럴 거야, 너랑 나도 언젠간 늙겠지.
당신이 예쁘다고 했던 내 이마에도 주름이 자글자글하게 지고 네 이름을 부르는 내 목소리도 지금처럼 멋지지 못할 거야.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던 당신 손도 아마 쭈글쭈글해져서 볼 품 없어지겠지.
그래도 괜찮아. 난 그래도 너랑 노는 게 제일 재밌고 난 너랑 있는 게 제일 좋거든. 당신이 손이 쭈글쭈글한 할머니던 지금처럼 아름답던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도 저들처럼 유치하게 놀자.
봄에는 꽃을 보고, 여름에는 바다에 가고, 가을에는 서로에게 낙엽을 뿌리고, 겨울에는 눈사람을 만들자. 유치하게 놀고 웃고 그 마음 그대로 자라고 늙자.
비록 투박한 손이겠지만 세련되고 따뜻한 사랑을 하자.
역시 나는 너랑 있는 게 제일 좋아
정말로 난 너랑 있는 게 제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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