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우림 노래를 참 좋아해.
특히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노래를 제일.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이 곡을 처음 접했을 때는 곡이 좋다는 생각보다 제목에 더 관심이 갔던 거 같아. 스물다섯 그리고 스물하나. 왜 하필 스물다섯 살과 스물한 살일까? 정말로 꽃같이 예쁜 나이를 표현하고 싶었다면 스물한 살보다는 스무 살이 더 어울리고 더 이상 어린 티가 안 나는 성숙한 이십대의 나이를 표현하고 싶었더라면 26살이나 27살이 훨씬 더 어울린다고 나는 생각했었거든. 꽤나 오랜 시간을 고민하다 어린 시절 나는 결국 그럴싸한 답을 찾는 걸 포기했고 왠지 모를 울적한 감정을 안고 노래를 들었었어. 이게 자우림이 부른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내 첫인상이야. 시간이 흘러 나는 노래 가사의 스물한 살이 됐고 이제서야 조금은 그럴싸한 답을 찾은 거 같아.
스물한 살은 여러모로 참 애매한 나이야. 분명히 성인이지만 성인이 아닌 나이잖아. 친구가 운전을 하는 걸 보는 것도, 술집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조금은 자연스러운 나이, 하지만 쏟아지는 처음 겪는 것들에 당황하고 두려워할 나이. 이제 막 세상에 던져진 미숙한 나이.
아직 스물다섯 살이 되어 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스물다섯 살도 참 애매한 나일 것만 같아. 슬슬 현실과 타협을 해야 할 것 같지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 꿈은 얼마든 꿔도 되지만 마냥 꿈을 방치하고만 있을 순 없는 나이. 이제 곧 현실에 던져질 것만 같은 미숙한 나이.
하지만 난 그런 미숙한 나이가 꽤나 낭만적이고 예쁜 나이라고 생각해. 미숙한 스물한 살에 나는 많은 꿈들을 꾸고 있거든. 오히려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더 뜨겁고 겁 없이. 어쩌면 지금보다 많은 것들을 아는
미숙한 스물다섯 살의 너는 미숙한 스물한 살의 내가 예쁜 걸 몰랐다며 지금의 나를 사무치게 그리워할까.
아주 더 먼 미래의 너는 꿈에 가슴 설레이던 미숙한 스물다섯 살의 나를 사무치게 그리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