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주님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

by 평일

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이 아까워. 어쩌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폭죽 같은 영감들이, 습하고 꿉꿉한 젊음이 손쓸 도리 없이 녹아가는 걸 지켜봐야만 하는 게 야속해.

몰라도 괜찮은 나이에서 모르면 안 되는 나이로 번져가는 시간이 두려워. 가끔은 너무 쉽게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내 모습이, 누구나 사랑하고 누구도 사랑치 않는 내 모습이 가여워. 커다란 고래를 보고 경외감과 표현하기 힘든 공포심이 들었던 내가, 달이 동그랗게 뜨면 언젠가 저 하얀 행성을 향해 날아야지 굳게 마음먹던 어렸던 내가 그리워.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 자랐다고 말해줘. 아직도 내가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이라고 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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