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관계는 감정을 연료로 돌아가는 커다란 기계 같은 거잖아. 연료가 떨어지면 기계는 멈추고, 감정이 잦아들면 관계는 요리를 하기에도, 불을 쬐기에도 애매해진 타다만 장작처럼 버려지겠지.
사랑이던, 우정이던, 사사롭고 시시한 감정이던, 앞선 것들보다 조금은 더 대단할 수 있는 어떤 것이라도. 없다가도 있고, 넘치게 있는 줄 알았다가도 어느새 몽땅 타고 없어져있더라. 한때는 너와 나도 태울 게 많은 줄 알았던 어떤 것으로 불렸던 것처럼 말이야.
그냥 그러려니 할게.
보통의 관계, 그저 보통의 관계. 무엇 하나 특이할 것 없이 태울 게 없다면 마땅히 사그라드는 보통의 관계쯤으로 생각할게.
네가 밉지 않아. 우린 가장 보통의 관계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