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만나네요.
잘 지내셨나요. 보고싶었어요. 못 본 사이에 많이 세련돼지셨네요. 역시 낡고 멈춰있는 건 저 밖에 없군요.
나는 당신의 기억 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낡은 표지판이자, 보리밭이고, 가게, 그리고 또 들꽃이겠죠. 언제나 당신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지만 지금은 잊혀진 그런, 가치를 잃은 것들이겠죠.
어떤 날에 당신이 날 잠시 떠올려준다면, 어떤 나는, 잠시 반짝하고 빛났다 다시 빛을 잃어버리겠죠.
어떤 날에 내가 당신을 떠올릴 때면, 어떤 나는, 차라리 당신이 내게 미련이 조금이라도 남았을 때 당신이 조금 더 빨리 날 떠났음 했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그랬다면 나는 조금 덜 슬펐지 않았을까요.
그래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만나네요.
역시 낡고 멈춰있는 건 저 밖에 없지만 예전에는 누구보다 함께 살아 움직였던 것으로써 늘 항상 같은 자리에 멈춰서 당신을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