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대에 있는 빨래가 다 말라감에도 나는 도통 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미래에 함께 심기로 약속했던 꽃이 그 아이가 좋아하는 꽃이 아닌 라일락 꽃이었기에 그랬나, 저번 주 목요일 날 같이 먹었던 피자의 마지막 조각을 네게 권치 않고 바로 덥석 집어먹어치워서 그랬나.
멍한 표정으로 거울을 바라봤다.
두 손 대신 맞잡은 내 목에, 그 아이가 기도를 하고 간 흔적이 빨갛게 남았다. 뭐가 그렇게 급했길래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도 말해주지 않고 그냥 그렇게 가버렸나.
밖으로 나가야지. 아주 밖으로 나갔다가 3월이 되면 꽃을 심으러 함께 돌아와야지. 피자를 한 판 사주러 돌아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