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편집자입니다.
잊을만하면 찾아왔던 눈 소식도 이제 눈에 띄게 줄어들고,
2023년 마지막 2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독자분들께서는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언제 느끼시나요?
눈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게 아니라 봄이 온다는
어느 문학적인 문장에 동의하시나요? :)
한편, 영원히 눈이 녹지 않는 세계 속에서는
4월이 되어도 봄이 왔다고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조예은 작가의 ≪스노볼 드라이브≫는 그런 흥미로운 설정을 갖추고 있는 장편 소설입니다.
눈이 녹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은,
그저 아름답게만 보이던 대상을 두려움의 존재로 느끼게 하죠.
방부제 눈이 내리는 세계 속에,
주인공 ‘모루’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이모를 찾으러 나서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매력적인 갈등과 서사가 발생합니다.
≪스노볼 드라이브≫에서는 범법자 부류와의 갈등도 존재하지만,
녹지 않는 눈과의 싸움이 무척 처절하게 읽힌답니다.
태워도 태워도 그만큼 다시 쌓이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막연한 상황 속에
모루는 이모를 찾겠다는 처음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모루가 보여주는 집념과
또 다른 등장인물 ‘이월’이 보여주는 이타심 어린 마음의 근원은 어떤 것인지,
어째서 그들이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만드는지 생각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저는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볼 때면 언제나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합니다.
그 안에서 늘 답이 되어주는 건
하나의 존재와 또 다른 하나의 존재가 서로를 향해 갖는 사랑이었죠.
어느 때보다 끝이 명확한,
더는 나아질 리 없어 보이는 세상 속에서
사랑을 잃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세상이 망해가도,
결코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이것'이 무엇일지
저 역시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 ᴗ ❛.)
오늘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