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편집자입니다.
독자분들께서는 계절마다 찾아보는 책과 드라마가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힐 하우스의 유령》이 그렇습니다.
밥을 먹다가, 퇴근길에, 그렇게 단순하고 일상적인 순간 속에
"어! 그거 다시 봐야겠는데...?" 하고 불현듯 떠오른답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은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로 알려진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의 《힐 하우스의 유령》은
다섯 남매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저택으로 돌아간 뒤 생겨나는 이야기입니다.
고딕 호러 작가인 셜리 잭슨의 동명의 원작 소설을 모티프로 삼은 것인데요,
평소 공포, 호러, 스릴러와 같은 장르를 사랑하는 저에게
셜리 잭슨은 독자로서 마음에 품지 않을 수 없는 작가죠.
물론 드라마에서 원작 소설의 설정을 모두 살려내진 않았으나
원작과 또 다르게 그려지는 인상 깊은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힐 하우스의 유령》이란 제목을 보았을 때,
독자분들께서는 어떤 이미지와 단어가 떠오르시나요?
작품을 보셨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제목에서 상상하게 되는 것들이 있죠.
힐 하우스는 어떤 집일까?
유령이란 어떤 존재일까?
비현실적인 일이 벌어지는 스산한 집의 이야기를 보고 나면,
아이러니하게도 공포, 불안, 두려움 너머의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드라마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두려움은 논리의 포기다.
하지만 그래서 두려움은 마치 사랑 같다.
사랑은 논리의 포기다.
사랑 없이,
우리는 오랜 시간 절대적인 현실 속에서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다."
어딘가 무모한 역설처럼 느껴지는 이 문장들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포기'라는 말이 '상실'과 동의어처럼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논리를 포기하는 것이 사랑이라면,
독자분들은 각자의 삶에서 무엇을 포기하고 어떤 것을 얻게 되셨나요?
무엇이 나를 제정신으로 살게 만드는지,
그렇지 못했을 때의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힐 하우스의 유령》은 그런 질문으로 답을 더듬어가게 만듭니다.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생각하도록 하는 책.
그런 책을 읽고, 만드는 것은
편집자의 마음으로 욕심이 나는 일입니다.
앞으로 편집자 브런치 구석구석에서
저의 욕심이 묻은 곳을 잘 찾아주세요! (≧∇≦)ノ
오늘 독자분들께서도 따뜻한 '집' 속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책 한 권, 드라마 한 편 챙겨볼 수 있는 시간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