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미디액션계 대표영화로 꼽히는 ‘히트맨’ 속편은 한마디로 “별 기대 없이 나갔다가 퀸카를 만난듯한 반가운 영화”였다. 코로나19때 이 영화를 접하고선 5년 만이다. 그 사이 OTT의 장악으로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가 사리진 상황에서 참 반가운 한국영화다.
전편의 주요 배우, 캐릭터가 모두 같고, 같은 세계관 위에 익숙한 문법으로 이야기를 푼다. 대신 캐릭터들의 처지가 약간 달라졌다. 그래도 그들의 관계는 대동소이하다. 스토리로 승부를 내는 한국영화의 성공방정식에 빗대면 속편 제작에 앞서 감독의 고민이 꽤 컸을 것 같다. 하지만 섣부른 변화를 꽤하진 않았다. 기존 강점을 살리는 승부수를 썼다.
주인공이 웹툰 작가라는 설정에 맞춰 ‘만화 같은 영화’ 혹은 ‘영화 같은 만화’, 그 양쪽 경계선을 오가는 “특이하네” 감탄을 나오게 한 전작의 시도가 이번에도 이어지는데 제법 그 선과 색채가 뚜렷하면서 세련미를 살렸다.
권상우와 황우슬혜의 부부 케미, 천 국장 정준호와 철없는 요원 철 이이경의 엎치락뒤치락 ‘웬수 로맨스’와 ‘애드리브 난무 코미디 호흡’, 그야말로 이들의 티키타카는 이 영화 웃음 동맥을 이어갈 절대적 요소다. 웃음 지분 50%를 차지하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들의 슬랩스틱과 같이 뭐랄까 전통 된장 맛 나는 한국 코믹 액션의 웃음 유발 코드가 (일부 평을 보니)요즘 MZ나 어떤 이에겐 촌스럽고 일차원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AZ(아재)세대에겐 여전히 한번 따라서 해보고 싶을 정도로 ‘코드매칭’이 이뤄져 유쾌하다.
맨몸은 물론 칼, 총, 연필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액션활극을 펼치는 ‘암살요원 준’ 권상우의 전매특허 코믹액션은 50대라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몸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호평을 얻는다.
특히 ‘로맨스 보다는 역시 망가지는 연기’에서 더 가치가 빛나는 ‘믿고 보는’ 권상우가 또 한번 극장가를 제대로 저격, 1월 28일 영화 관람중에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역시 설과 같은 연휴엔 가족, 친구, 연인끼리 가장 만만한 코믹영화라는 극장가 룰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다만, 새롭게 등장한 악역 캐릭터 3인의 역할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모호하다는 점과 핵심 악역들이 너무 진지했다는 것. 악역에게서만 나올만한 '은근슬쩍 틈새 공략 고급유머'를 시도해 봄직 했는데, 시종일관 ‘난 악역’이란 배치가 웃음의 연장선을 만들지 못한 게 아쉽다.
그래도 반가운 아재 스타들의 귀환에 진심으로 열혈 응원한다. 권상우가 무대인사에서 “히트맨3가 나올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하던데 영화 속 준처럼 ‘뇌절 작가’ 처지가 되지 않아야만 가능해 보인다. 이를 어떻게 뛰어넘을지가 관건이다. 개인적으로 히트맨3도 나온다면 응당 예매할 의향이 있지만,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이는 작업이다.
영화 전개의 속도감도 이 정도면 정속 주행으로 보이고, 일부 혹평처럼 루즈해지는 구간이 그리 많지도 않다. 기합 제대로 들어간 영화다. 손익분기점은 약 230만.
2편 나온 지 얼마 안 됐지만 톰 크루즈도 울고 갈 달인급 액션의 권상우표 ‘히트맨3’를 마주할 날을 기대해본다. 극장가에 내걸 영화의 씨가 더욱 말라가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