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숲 지킨다…스마트 산림시대의 도래

외래해충 예측부터 불법 단속, 자율주행 로봇까지…인공지능으로 진화하는 산

by 사이콜라

기후위기와 디지털 전환의 시대, 산림업계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예측 기반 병해충 관리, 정밀 원목 측정 자동화, 불법 산림행위 단속, 자율주행 로봇의 현장 투입까지.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산림관리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02. 태블릿PC 기반 생산재 검척 스캔.png 태블릿PC 기반 생산재 검척 스캔/사진=국립산림과학원

외래해충 예측, AI로 선제 대응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외래 침입해충의 확산을 사전에 막기 위해 'AI 기반 기후적합도 분석 모델'을 개발 중이다.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 200여 종의 외래 곤충 생태정보와 국내 기후 데이터를 분석, 침입 가능성과 정착 가능 지역을 예측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아열대성 해충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분석 결과 노랑알락하늘소는 남해안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마른나무흰개미는 기후적합도가 낮아 정착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해당 예측 모델은 향후 인공지능을 접목해 정확도를 높이고, 국내 산림 병해충 방제 전략 수립에 활용될 예정이다.


남영우 산림병해충연구과 연구사는 “AI 기술을 접목한 정밀한 해충 예측 체계를 통해 산림 생태계 보호와 국민 생활 안전을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노랑알락하늘소 기후적합도 분석 결과(한반도).jpg 노랑알락하늘소 기후적합도 분석 결과(한반도)/자료=국립산림과학원

원목 측정, AI가 10배 빠르게


산림경영 현장의 업무도 디지털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직접 줄자와 눈금으로 일일이 측정해야 했던 원목 검척 작업이, 이제는 라이다(LiDAR)와 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다.


산림과학원이 개발한 이 기술은 라이다가 장착된 태블릿으로 나뭇더미를 스캔한 뒤, AI가 자동으로 원목의 규격과 수량을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작업 속도를 기존 대비 10배 이상 향상시키며, 산림작업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대폭 개선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를 실용화하고 보급하기 위해 ‘지식 ON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을 공유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하며 현장 맞춤형 기술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강진택 산림경영연구과 연구관은 “AI 기반 정밀 임업 기술은 디지털 산림경영 시대의 핵심”이라며 “현장의 수요와 기술을 연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법 산림훼손, AI와 드론이 감시한다

불법 임산물 채취, 무단 입산, 무허가 벌채 등 불법 산림훼손 문제도 AI의 손길을 받고 있다. 산림청은 드론과 AI 분석 기술을 활용해 산림훼손 의심 지역을 선별하고, 현장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산림청은 산지 형질변경, 무단 벌채 등 위반 행위 363건을 적발하고, 151명을 형사 입건했다. 최근 3년간 불법 산림훼손 건수는 지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AI 기반 단속 기술의 도입 효과로 분석된다.


김기현 산림환경보호과장은 “산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닌 국가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AI 기술을 활용한 단속 강화로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111.jpg 자료=국립산림과학원

산속을 달리는 자율주행 로봇, 산불 대응의 미래

산림에서의 AI 활용은 예방과 관리뿐 아니라 ‘작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은 AI 기반 자율주행 임업용 로봇 시연회를 개최하며, 로봇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차량형 임업로봇은 AI 딥러닝 기반으로 작업 환경을 인식하고,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산악 지형에서도 5G 독립망을 활용해 실시간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벌채, 수확, 산림 복구뿐 아니라 산불이나 산사태 같은 재난 상황에서도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향후 재난 대응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오재헌 산림기술경영연구소 박사는 “임업용 로봇은 현장 작업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높이는 도구”라며 “앞으로 재난 현장에서도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 고도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숲과 AI의 공존, 미래 산림관리의 열쇠


기후 위기, 인력 부족, 재난 리스크가 산림관리의 고질적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AI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병해충 예측부터 자원 측정, 불법 단속, 작업 자동화에 이르기까지 산림 전 영역에 걸쳐 AI가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숲을 지키는 기술’은 데이터와 알고리즘 위에서 진화한다. 숲과 AI의 공존은, 생태계 보전과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되고 있다. 스마트 산림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