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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조각들

매일글쓰기 7: 매일 쓰고 싶은 마음

by 여름

하루 한 편 짧은 글을 쓰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 글감을 읽고, 새 글을 쓰기 시작한다. 어떤 날은 첫 문장부터 막히고, 어떤 날은 그런 대로 술술 써 내려가질 때도 있는데, 전자가 더 많은 편이다.


어제도 그랬다. 일상 중의 한 장면을 써보는 글감에 잡초를 베고 있던 모습이 생각나 글을 시작했다. 두 문장쯤 쓰고 나자 장애물에 막힌 듯 손가락도 머뭇거렸다. 잘 쓰지 않아도 되고 짧게 써도 된다고 부담을 덜어냈지만 글의 갈피를 잡기가 쉽지 않다. 쓰고 멈추기를 반복해서 문단짜리 짧은 글을 힘겹게 완성했다.


신기한 것은 그 글이 마음에 든다는 것이다. 완성도를 떠나 하나의 기록이 생겼다는 것이 마음건강식을 챙긴 것 같다. 어제의 글을 읽을 때면 공원의 초록 냄새가 코끝에 느껴지겠지.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휘발됐을 일상의 조각을, 느리지만 꾸준한 거북이처럼 모아가고 싶다. '매일글쓰기'를 하는 이번 가을과 겨울은 하루가 더 반짝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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