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를 찾고 싶은 83번째 글
12월의 원씽은 10분 글쓰기로 정했다. 하루 10분이면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막상 하루를 보내다 보면 이것저것 할 일들을 쳐내느라 바쁘고 그러다 깜박하고 넘어가기가 일쑤다.
작년처럼 올해도 100편 글쓰기를 해보기로 했다. 조금씩 써온 덕분에 82편이 되었는데 12월에 18편을 더 쓰려니 은근히 부담이 된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못해도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이 없지만, 이건 스스로 한 약속이니까 꼭 지키고 싶다.
뭘 써야 하나.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글감이 생각날 때마다 휴대폰을 열어 메모를 했다. 글을 쓰는 것이 재미있었고, '좋아요'와 정성스런 댓글에 소풍가는 아이처럼 마음이 붕 뜨곤 했다.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글쓰기가 시들해졌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고, 쓸 마음도 잘 생기지 않는다. 그래도 약속한 거니까 오늘은 무슨 말이든 생각나는 것을 그냥 써보기로 했다.
머릿속이 텅 비어있다.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머뭇거리고, 새벽 시간은 바쁘게 흘러간다. 아침 알람이 울리기 전에 글 한 편을 쓰고 싶은 마음은 조바심을 더 키울 뿐이다.
쓰다 보니, 오늘 글쓰기는 알맹이가 없는 것 같아서 부끄럽고 허전하다. 그야말로 아무 말 대잔치가 아닌가. 그래도 나는 '발행' 버튼을 꾹 누를 거다. 이 글도 나중에는 하나의 기록이 될 테니까. 글쓰기가 부담스럽고 어렵고 힘들었지만 꾹 참고 무슨 말이든 써낸 것만으로도 잘한 거라고 애써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는 좀더 멋드러진 글을 쓸 수는 없을까 욕심이 난다. 그럼 그건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하루 10분씩 시간을 내다 보면, 언젠가 마음에 쏙 드는 괜찮은 글을 쓸지도 모른다. 어쨌든 오늘의 글쓰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