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준 사랑은 바다였기를

심연과 영원, 그 모든것에 대하여

by 심해연

사람들은 종종 사랑을 바다에 비유하곤 한다.

너무 깊어 끝을 알수 없고 절대 마르지 않는다고,

어떤 폭풍과 풍파가 지나가도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고.


내게도 사랑을 믿었던 적이 있다. 모든 사랑은 정말 아름답다고, 또한 그 만큼 가치있다고.

머지 않아 알게되었다.

사랑은 바다를 가장한 얕은 호수였다.

그 깊이는 채워나가기에 달렸었고

우리의 사랑은 작은 웅덩이게 그치지 않았다.


너와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

욕조에서 물 빠지듯 서서히 그리고 아주 아름답게 말라갔다.

바닥이 보이고서야 알았다, 우리의 사랑의 깊이를

너무나 쉽게 끝나버린 이 이야기를, 나는 조금 더 붙잡고 싶었다.


내가 사랑을 믿은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누군가 나에게 심해와 심연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상하리만치 아름답고 깨끗했다.

심연과 영원, 나는 그저 자각하지 못하는것이었다.

사랑은 이미 날 심해로 늘어트렸지만, 보편의 아름다움에 맞추어 나는 얕은 바다의 머무르려 했던 것이다.

가장 깊은 어둠이 때로는 가장 밝은 빛이 되어주기도 했으니

내겐 그게 너였다.


시간이 지나도 바뀌지 않고 그 자리에 남아있는게 있었다. 이를테면 바다라던지,

아무리 바다를 가장한 우리의 사랑이었지만, 난 심연과 영원을 믿었고

비록 늦었지만 나에게 잊지 못할 사랑을 준 널 영원히 기억하겠지.

너의 사랑이 얕은 호수나, 웅덩이나, 작은 어항일지라도

내가 너에게 준 사랑은 그 어느것보다 깊은 바다이기를 바랐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