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64
식당 주인아저씨가 주방에 대고 큰 소리로 이야기한다. 마침 손이 한가해질 무렵이라 한데 모인 아주머니들의 수다가 시작된다. ‘김장을 빨리하네’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적절한 김장 시기와 최근 김치 냉장고의 출현이 바꿔 놓은 김장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지역별로 김장 시기가 어떻게 다른가로 이어지며 그칠 줄을 모른다. 한바탕 이야기의 홍수 속에 사람 좋은 미소만 짓고 있던 아저씨가 잠시 이야기가 뜸해진 틈에 서둘러 가게를 나선다. 아저씨가 사라지며 사그라질 것 같던 수다는 주제를 옮겨가며 계속된다. 때 이른 김장 소식이 아니었어도 얼마든 이야기를 쏟아낼 준비가 되어 있던 듯하다. 점심시간 내내 손님의 주문만 옮겨 읊던 식당 주방에서 늘어가는 이야기와 더불어 웃음꽃이 핀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