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70
번화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일군의 사람들이 빙 둘러 서 있다. 이제 막 식당을 나선 그들은 술을 한 잔 걸친 듯 썩 유쾌하다. 하지만 한 사내의 표정이 일행과는 사뭇 다르다. 다음 날 출근을 생각하며 집으로 향하는 친구들을 놓기가 못내 아쉬운 듯하다. 그들이 마음 편히 밤을 즐길 무렵엔 자신이 함께 할 수 없음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는 이미 몇 번은 반복했음직한 말을 다시 한번 중얼거린다. 그의 아쉬움이 잠시 친구들을 멈칫하게 한다. 하지만 꼭 그만큼이다. 어설픈 위로의 말들이 두서없이 그들 사이에 쌓이고 사내의 아쉬움은 흩어진다. 아니 흩어져야만 한다. 웃음이 그치기 전에 하나 둘 지하철 역을 향한다. 사내는 서둘러 보조를 맞춘다. 마지막에 어정쩡하게 남겨지고 싶지 않다. 그렇게 모든 것이 좋은 채로 오늘의 모임은 끝이 난다. 모든 것이 좋은 채로.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