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야근

세상의 목소리 72

by 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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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맞은편에 앉은 친구에게 묻는다. 곧 생일이라는 사내가 잠시 날짜를 가늠하는가 싶더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표정으로 헛웃음을 지으며 대꾸한다. 생일이 별 의미 없는 날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를 두어 번 더 반복하다가 이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떨구고 다시금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다. 처음 질문을 던졌던 사내도 덧붙일말을 찾지 못했는지 잠시 친구를 바라보다 노트북으로 시선을 떨군다. 애써 친구의 생일을 기억해준 사내도, 곧 생일을 맞을 사내도 무거운 침묵에 고개를 묻는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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