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공간

세상의 목소리 73

by 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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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쯤으로 보이는 두 여성이 이리저리 공간을 돌아다니며 두리번거린다. 공간 가운데 놓인 테이블에는 몇몇 사람들이 둘러앉아 있지만 누구에게도 쉽사리 말을 걸지 못한다.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게 뻔한 친구에게 의지해 한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다. 누가 봐도 이 장소가 처음인 것이 분명하다.

매일 같은 장소를 오가는 일상 속에선 종종 동선 밖의 낯선 공간을 잊고 산다. 한 발만 옆으로 내디뎌도 방향 감각을 잊게 만드는 곳 투성이지만 마음을 먹지 않고선 좀처럼 딛기 힘든 한 발이다. 하지만 딱 그 한 발 차이에 새로운 가능성이 잠자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누군가는 오늘도 과감히 그 한 발을 디디는 건 아닐까 싶다. 두리번거리는 그들처럼.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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