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문장

세상의 목소리 74

by 익군
세상의 목소리74 - 할머니의 문장.jpg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가 중년의 아주머니에게 매달리다시피 하며 이야기의 끈을 잇는다. 굽은 등과 느릿한 걸음걸이, 온 얼굴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이 할머니의 말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할머니가 살아온 삶이 고스란히 얼굴에 내려앉아있다. 힘을 내어 말해도 가까이 스쳐가는 사람에게만 겨우 들릴듯한 목소리로 힘겨웠던 시간을 강변하듯 말을 뱉는다. 고작 두 마디가 삶을 설명할 순 없다. 하지만 결코 평탄하지 않았으리라는 짐작은 가능하다. 할머니는 긴 이야기 끝에 두 마디를 뱉었을 것이다. 그렇게 할머니는 아주머니를 붙잡고 멀어져 간다.

나의 이야기가 담길 두 마디는 어떤 문장 일까?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매거진의 이전글낯선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