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인생

세상의 목소리 75

by 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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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어르신이 마주 앉았다. 말끔한 정장에 흐트러짐 없는 자세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지만 소리를 낮춰 차분하기 이야기를 이어간다. 시간의 흐름을 타고 찻집은 카페가 되었고, 그들의 머리에도 세월이 하얗게 내려앉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더라도 분명 그들은 이전에도 몇 번 더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매년 새해가 밝으면 새로운 계획을 짜고,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면 새 각오를 다지듯 말이다. 사실 그게 몇 번이나 반복되었어도 상관없다. 실제론 이번이 제2의 인생의 시작이 아니라 제3의 혹은 제4의 인생의 시작이라도 누구도 왈가왈부하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새로움을 이야기하고, 또 다른 시작을 꿈꾸는 것, 좀 더 가까운 숫자에 제 멋대로 선을 긋고 거기부터 다시 한번 신나게 달려 나가는 것, 그것으로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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