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계획

세상의 목소리 79

by 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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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작거리는 지하철 안에서도 휴대전화에 말을 쏟아붓는 남자의 목소리는 유독 귀를 찌른다. 이미 체념한 듯한 말에 이어 너털웃음까지 지어본다.

날짜는 그저 인간이 그어 놓은 구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본다. 연말, 연초 굳이 이름 붙여 부르는 몇몇 날들, 그런 것에 남들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해본다. 하지만 애써 외면해본들 너도나도 달라붙어 의미에 의미를 덧대는 시간에 누군가는 속절없이 소외된다. 그저 하루쯤은 좀 더 행복해 보려는 마음이 모여 누군가는 더 외롭고 고독해지는 시간들.

행복한 사람들에겐 유난히 길고, 소외된 사람들에겐 찰나 같은 연말이 되길. 새롭게 시작하는 새해에는 너나없이 희망을 품을 수 있길 바라본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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