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78
그녀는 열 살은 많아 보이는 언니에게 고민을 늘어놓는다. 그녀는 다른 친구와 만날 때도 자신을 부르지 않았다며 사사건건 토라지는 친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그 친구가 자신을 매번 챙기는 것도 아니다. 맞은편에 앉은 언니도 ‘걔는 왜 그런데?’ 정도로 맞장구를 칠 뿐이다.
타인이 항상 내가 이해할 수 있을 행동만 하면 참 좋을 것 같다. 내 앞가림을 하기에도 벅찬데, 쟤는, 또 걔는 왜 그러는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 무력함을 느끼거나 화가 나기도 한다. 물론 나조차 내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도 있고, 어렴풋이 이해하더라도 누군가에게 그 이유를 납득시킬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래도 상대방은 가능하면 내 이해 범주를 넘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곤 한다.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는 더욱이.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