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옥상공방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익군 Dec 28. 2018

한 해를 정리하다

뭐라도 했다고 말해보자

올 한 해도 이렇게 저물어 간다.  -  https://pixabay.com/


딱히 계획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보통은 하나만 건지자는 심정이다. 굵직하게 기억할 만한 하나만 있으면 올 한 해도 어쨌든 잘 보낸 거라는 생각.


'옥상공방'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면서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사실 그다지 적을 게 없다. 이름을 정한 것 말고는 고민과 회의의 반복이었지 실제 진행하고 마무리한 일은 없다. 그래도 굳이 한 일을 꼽자면 팀을 꾸리고, 이름을 정하고, 방향을 설정한 것 정도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면,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업자 이름을 달고 한 일이 조금씩 있다.


1. 3D 모델링 외주 작업


먼저 연초에는 함께 지내는 분을 통해 3D 모델링 작업을 외주로 진행했다. 혼자 한 것도 아니고, 결국 일이 늘어지면서 마무리는 함께 하던 분이 도맡아 해 주셨지만, 디자인 관련 첫 외주(생각해보니 2017년에도 간단한 일이 하나 있긴 했다)이자 3D 작업을 통해 수입이 발생한 것이 처음이라 기억에 남는다. 이 일을 통해 블렌더(오픈소스 3D 프로그램)에 조금 더 익숙해질 수 있었고, 짧은 기간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2. 컬러 보드 프로젝트 - 제품 제작, 협업 프로젝트


책상의 무질서를 온몸으로 막고 있는 녀석들


'컬러 보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실행에 옮겼다. 컬러 MDF 소재를 활용하여 데스크용품을 제작하는 프로젝트였는데, 단기간에 3~4개의 간단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시제품 제작까지 완료하여 아이디어스 등에 출시하였다. 제품들은 모두 조립식으로 구성하여 구매자가 직접 조립해볼 수 있도록 설계하였는데, 이런 제작 방식이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 자체는 크게 성과 없이 흘러갔고, 올해를 마무리하며 정리할 생각이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습득한 작업 방법 등은 향후 제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3. 반자동 모듈식 목공툴 - 지원 사업, 툴 제작 프로젝트


대략 요렇게 생긴 녀석들. 느낌적인 느낌만 @_@


'반자동 모듈식 목공툴'이라는 아이템으로 지원 사업에 지원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그동안 나무로 직접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하여 직접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여 진행하였지만 지원사업이 끝나는 시점까지는 썩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다만, 직접 툴을 만들어보면서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니 조금 더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고민할 수 있게 되었고, 여러 가지 기술을 학습하면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었다.


4. 플라스틱 컵 회수 프로젝트 - 팀 프로젝트


요것도 느낌적인 느낌만. 오른쪽 테이블은 미완성 사진(완성된 사진이 없어서ㅠㅠ)


플라스틱 컵 회수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메이커 스페이스에서 알게 된 분이 추진한 프로젝트였는데, 한 해 배출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테이크아웃 커피 컵)이 너무 많고, 아무 데나 막 버려져 큰 부피를 차지하니 이것을 어떻게 하면 덜 쓰고, 잘 버리게 할 수 있을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사실 처음에는 버려지는 플라스틱 컵을 잘 모아서 재활용이 가능한 단계까지 한 번에 구현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로 인해 컵을 잘 수거하는 프로젝트가 되었는데, 이런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보고 느낀 점들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배운 점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크고 복잡해 보이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그 모든 과정을 한 번에 할 수 없으니 관심의 범위를 좁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푸는데 집중하자는 것이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른 글을 통해 적겠지만, 이 프로젝트를 통해 큰 문제에 접근하는 (실제로는 작은 문제를 푸는데도 유용한) 생각과 방법을 몸소 겪으며 익힐 수 있었다.


5. 기타


선물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옥상을 조금씩 더 작업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도 했다. 얼마 전에 시작한 배려 거울 프로젝트(이것 또한 위의 '플라스틱 컵 회수 프로젝트'를 추진하신 분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이다)도 있고, 개인적으로 진행한 일들도 있으니 올 한 해 기억에 남길만한 일들은 충분한 것 같다. 이 기세를 몰아서 내년에는 조금 더 인상적인 일들로 채워봐야겠다.


내년에도 건강하게 재밌는 일 많이 경험하게 해주세요.  -  https://pixabay.com/
매거진의 이전글 (또) 팀을 만들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