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25
막 짐을 꺼내는 택배 차량 옆으로 다른 택배 차가 멈춰 선다. 같은 골목을 누비느라 얼굴이 익은 것일까? 막 도착한 차량의 기사님이 활짝 열린 옆 차의 화물칸을 들여다보며 편하게 말을 건넨다. 화물칸에 머리를 박은 아저씨는 아직 한참 남았다며 고개를 젓는다.
한 명은 열린 화물칸의 빈 공간을 보고, 다른 한 명은 택배 박스를 꺼내 들며 흐르는 땀방울을 닦는다.
‘당신’은 반 차만큼 ‘했’고, ‘나’는 반 차만큼 ‘남았’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