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칼국수 골목 풍경

세상의 목소리26

by 익군
세상의 목소리26 - 남대문 칼국수 골목 풍경.jpg


좁은 골목의 양갈래로 띄엄띄엄 늘어선 식당 간판 아래 테이블과 낮은 의자가 틈도 없이 들어차 있다. 벽을 등진 좁은 공간은 주방이자 서빙 룸이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을 향해 사람들은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이리저리 부르는 소리를 외면하며 겨우 한 자리를 꿰차고 앉았지만 여전히 아주머니들의 외침은 잦아들지 않는다. 칼국수를 삶으며, 자리를 정리하며, 음식을 서빙하며 쉴 새 없이 새로운 손님을 끌어모은다.

이미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바쁜 듯 보이지만 그 와중에도 새로 자리한 손님과 넉살 좋은 농담을 주고받는다. 재료를 집는 손, 오가는 손님을 훑는 눈, 쉴 새 없이 소리를 쏟아내는 입, 모두가 오랜 시간 속에 체화된 방식으로 작동한다.

식사 시간 시장 골목은 그들의 에너지를 머금고 한 바탕 크게 요동친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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