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42
여의도 한강 공원에서 무슨 행사를 하는지 높게 세운 철판 장벽이 시야를 가린다. 안에선 TV에서나 들었음직한 목소리가 들린다. 벽 옆으로 난 길엔 플리마켓이 한창이다. 날이 제법 어두워졌는데도 파라솔 아래 조명을 달아 제법 분위기가 난다. 왁자지껄한 곳에 눈이 팔려 걸음을 옮기는데 빛이 미치지 못하는 반대편 구석에서 밝은 목소리가 들린다. ‘칵테일 드시고 가세요~.’ 젊은 여자 아이 둘이 작은 테이블을 놓고 칵테일을 판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작은 조명 두어 개로 어둠을 밝힌다. 가는 길에도 다시 돌아 나오는 길에도 테이블 주변에 멈춰서는 사람은 없다. 작은 조명에 의지하기엔 어둠이 짙다. 무심코 그들을 지나치는데, 등 뒤에서 밀려오는 그들의 목소리가 밝다. 못 다 밝힌 어둠을 대신 밝히려는 듯.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