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선

세상의 목소리 43

by 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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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올라탄 남자가 성큼성큼 뒤편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을 뱉는다. 남자가 향하는 곳에선 그와 비슷한 또래의 음성이 들린다. 같은 버스를 타기 위해 그들이 나눴을 대화가 눈에 선하다. 버스가 지나는 정류장을 읊고, 그에 맞춰 발걸음을 재촉하고, 그러다 버스가 곧 도착함을 알리자, 잰걸음을 걷던 남자는 속도를 더 끌어올렸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들은 실패하지 않았다. 뒤늦게 올라탄 남자는 이내 숨을 고르고 친구와 수다를 시작한다. 손에 쥔 휴대전화로 오늘도 어디선가 액션 영화를 방불케 하는 접선이 이루어진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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