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씨름

세상의 목소리 52

by 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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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 2층에 아주머니 넷이 둘러앉아 있다. 커피를 한 잔씩 앞에 두고 이야기꽃이 핀다. 테이블 가운데는 시루떡도 놓여 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로 향한다. 아이들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인지 그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딸이 어떤 일을 하는데 초봉이 얼마고, 그 직업의 비전이 어떻고 등의 이야기가 두서없이 이어진다. 그러다 한 아주머니가 어제 집에서 딸과 입씨름한 이야기를 꺼낸다. 예전 같으면 알았다며 곧잘 말을 들었을 딸이 이젠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더라는 것이다. 처지가 달라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딸이 워낙 조리 있게 이야기해서 한 마디도 대꾸를 못 했다며 분해했다. 옆에서 다른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했어야지, 저렇게 말했어야지 하며 거들어 보지만 이미 지난 일이라 아쉬움만 더한다. 엄마는 훌쩍 커버린 딸과의 입씨름에서 진 게 분하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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