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54
이른 시각 지하철에 등산복을 입은 아저씨 한 그룹이 타고 있다. 머리가 반백인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다. 어느 이야기 결에 그들만이 뱉을 수 있는 ‘나이 들면 죽어야지’라는이야기가 흐른다. 한 분이 고려장까지 들먹이며 농담을 던진다. 친구가 정색을 하며 말을 받자 선심 쓰듯 오 년쯤 더 살라며 헛웃음을 짓는다. 머리가 반백쯤 돼야 웃으며 할 수 있는 이야기. 아저씨들은 아침부터 섬뜩한 농담을 뱉으며 등산복을 입고 부지런히 어딘가를 향한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