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58
땅거미가 내릴 즈음 골목길엔 찬 공기만 가득하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불어대는 바람에 몸이 잔뜩 움츠러든다. 발걸음을 서둘러 집을 향하는데 등 뒤에서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가 터진다. 한 사 내가 전화기를 붙잡고 힘겹게 한 마디씩을 늘어놓는다. 그가 뱉는 경어는 상대를 존중하려는 원래의 목적을 상실한다. 욕지기를 참기 위함일까? 쇳소리 가득한 음성이 찬 공기를 날카롭게 가른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