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 간절히 문장을 남긴 너에게,
이건 네가 하는 그냥 회피일까 아님
나를 향한 도망일까.
이제 준비일까? 흔들리면 안 돼 야, 정신 차려.
스스로 그렇게 강하게 나를 엄포를 놓았어.
내 소울 메이트야.
나는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어 여전히.
그러니까 세상만사 다 제치고 지금 나한테
달려오면 안 돼. 이기적일지라도 네가 먼저야,
혹시나 혹시나 행동 없는 네가 가끔 절절히
미워져도 순전히 이건 나의 몫이야.
너를.. 너를... 이번 생에도 만나겠다고 한건
그 생엔 감당할 수 없어서
그래서 이젠 감당하고 싶어졌기 때문이야.
영적 혼수상태인 네가, 나를 보고 등불이 돼
빛이 돼 고리 삼아 걸어오고 있다면 난 그것만으로도 참 다행이야.
나는 살았고, 간절히도 살길 바랐어.
이번 생은 다를 거야. 한참,
이건 너와 나 모두에게 하는 말.
그러니까 지금 나한테 당장 달려오지 마.
조금만, 조금만 시간을 가져 우리.
우리가 12년이나 못 만났고.
우리가, 내가 먼저 떠난 그 생에 살아있는
너는 그렇게 헛헛이, 공허하게 날 보내고
겨우 버텼을 텐데..
진짜야. 내년엔 우리 진짜 만나,
그러니까 나한테 달려오지 마.
내가 아파서가 아니라 여전한 네 마음이,
소름 끼칠 정도로 전율이 돋고 나도 지금도
여전히 그 마음이 느껴져서 그래.
우리.. 조금만... 천천히 걷자,
운명은 스스로 책임질 때 주어지는 선물이야.
너 지금 나에 대한 마음이 먼저가 아니야.
지극히 현명하게 생각해.
우리 더는 만나서 다신 울지 말자.
다신 헤어지지도 말자.
그러니까 지금 오지 마.
네가 보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하늘이 각자에게 맡긴 과업이 아직 남아있어.
나는 네 영혼과 반대로 살며 다 죽어가는 너를,
그 생에 먼저 죽은 대가로 너를
절절히 지켜봐야 해 이렇게,
네가 내가 죽고, 가만히 가슴에 사무치듯
나를 그리워하고 절절히 서신을 보낸 것처럼.
인간은 생사에 관여할 수가 없어.
그랬기에 네가 더 무력감을 느꼈겠지 그토록,
근데 나.. 지금은 살아 있잖아.
네가 가끔 밉고 그립고 눈물이 나도 나는 너야.
그러니까 나한테 오지 마 지금은 안 돼.
왜 안 되는지는 네가 더 잘 알 거야.
다시 왔을 땐 다시 만났을 땐,
우리 절대 서로 울리지 말자. 손 꼭 잡자.
그 대신 나 지금, 네가 마음 한편에 절절해도
내 마음 중심부터 볼게. 나로 살게. 나부터 살릴게.
그러니까 네 말대로 운명이 허락한다면
그때보다 성숙해져서 다시 만나자고?
"그래. 우리 꼭 그러자."
보고 싶었다고 13년째 엉엉 울더라도
너도 나를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봐줘.
서럽게 우는 건 진심이었단 거고
또 그리웠단 거고 많이 참았단 거고.
마음 절절히 내 맘, 헤아릴 이 이 세상엔
그 누구도 없었다는 거야. 너 말곤,
우는 모습이 조금 못 생겨져도
그땐 진짜로 나만 봐줘. 약속해 줄래?
그때 우리가 했던 약속 혹시 기억해?
내가 기억을 서서히 잃어 갔을 때
정확히 인지하기 전,
누나가 기억을 잃어가면 내가 꼭 다시 기억해서
잘 알려주겠다고 화도 안 내고 천천히 친절하게, 아주 다정히, 살포시.
또 고백받은걸 내가 기억 못 해도 내가
다시 고백하겠다고 매일매일,
절대 변하지 않겠다고 먼저 뒷모습 보이지 않겠다고 누나 옆에 꼭 붙어 있겠다고
진짜 약속한다고.
아마 시간이 흘러, 이 약속은
겨우 케케묵은 먼지 쌓인 수첩이 됐을까?
네가 기억 못 해도 난 괜찮아.
내가 널 사랑하니까.
내가 널 이렇게 기억하니까,
이젠..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