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일기

20250828 목

by 이승현

사과틈에 파묻힌 코코넛 워터 마실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비투비- 그리워하다 들으며 그리워할 사람이,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엄마가 점을 봐오면

나는 진지한 연애는 못 한다고 했는데,

스킨십도 절대 안 될 거라고 했는데.

정해진 인연이 있어서 몸 조심 해야 한다고..



나는 그 말이 괘씸해서 운명과 반대로 굴었다.

5년을 만났고 운명과 반대로 삐끗해,



죽을 고비를 내가 넘기고 넘기고

또 기억이 안 나고 안 나고..

내 인생 참 다이나믹해 그냥 엄마 말 들을걸..



뭐 하러 연애 한 번에 다치고 다

죽을 고비 넘기고 기억까지 잃어 휴..

정말 청개구리 심보가 따로 없구나.



이걸 깨달아 다 감사합니다.



은태는 되고 왜 나는 안 돼!! 여행도 못 가고

이게 뭐야. 하며 진짜 나는 악을 썼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자식이 너무 귀해서.

조상에서 전생부터 서로 합의가 된 연이

따로 있다고 들었다.

그것도 나만 덜덜...



23살이던 나는 억울해, 나 억울해.

했는데 내가 얼마나 예쁘면 전생부터,

연이 정해져 있었을까 참 슬프긴 한데.



애정 가득 받아 참 감사합니다.



스킨십을 하거나 진지한 멜로 재질,

연애를 하거나 말 그대로 사랑.

그러면 난 운명에 반해 다 삐뚤어질 테다..



과거 예전처럼 또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거나

죽을 만큼 아프거나, 죽을 고비를 넘겨야 하니.



난 이대로 운명에 그저 순응하기로 했다.

다 감사합니다.



나는 내가 기억을 잃는 것도,

내가 아픈 것도 정말 싫으니까.



건강한 선택에 이로써 다 감사합니다.



2025년 5월 말 기적처럼 기억을 되찾았으니

다 감사합니다.



기억 상실은 평생 기억을 못 찾는 것도

태반 이랬는데 난 찾았으니 정말 다 감사합니다.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면 기억 찾기 전부터

그렇게 아프고 내 심장부터 먼저 뛰고



죽을 고비를 넘길 때 엄마가 나

숨 안 쉬는 거 같아서 진짜 놀래고.



그렇게 나 굽이굽이 힘들게 돌아왔을까 싶다.

그래도 지금이 있어서 다 감사합니다.



기억을 못 찾아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신 내 탓도 안 하려고 했는데,



나는 기억을 되찾았다. 참 감사합니다.



기억을 잃은 건 참 끔찍했지만 2013년,

내가 죽을 수도 있었던 그 해에.



영혼도 건강하게 돌아왔고

죽지도 않았고 나 이렇게 잘 살아있고

다 감사합니다.



그땐 살아있는 게 지옥이었는데,

엄마더러 내가 살아서 뭐 해.



살아있는데 숨이 채 안 쉬어지는데,



전생부터 중요한 사람을 다 잃은 것 같다고 엄마

그렇게 나 울었는데 심장이 뻥 뚫려서.

이렇게 웃을 날도 또 오네요.



다 감사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상하게 너랑 걘 다시

성숙해져서 반드시 만날 거야. 너희 운명이야 했다.

난 도저히 안 믿었다.



근데 아주 기구한 운명을 겪고 난 뒤 믿게 됐다.

다 감사합니다.



다음번에 볼 땐 안녕, 안녕. 안녕! 하고

웃을 수 있음에 다 감사합니다.



엄마는 기억이 안 돌아와도 차단은 하지 말랬는데,

너희는 다시 만날 인연 이랬는데.



네가 차단하면 너흰 더 늦게 만나야 해.

그건 알아? 걔도 모진 풍파를 다 견뎌야 해.



기억이 다 돌아오기 전 너의 존재를,

우린 지인인 건가? 채 모르고 있을 그 무렵.



엄마의 말을 듣고 나는 엉엉 울었다.

차단을 풀어서 내 감정을 마주할 자신이 채 없는데



기억이 안 나는데 뭐 어쩌라고.

자꾸 가슴이 아픈데.. 절절한데..



그리고 너무 깊어서 못 견디겠단 말이야.

이 감정, 엄마는 걔도 너라는 산을 굽이 굽이

모진 풍파를 다 견뎌야 해.



네가 자꾸 그러면 엄마는 그 시절

차단은 꼭 풀어라고 했다.



나는 가만히 울었다.

그래도 울 수 있어서 솔직할 수 있어서

그 시절, 감사합니다.



차단은 어리석고 잘못된 내 선택이었지만,

기억도 채 안 나는데 차단까지 풀면



숨 쉬고 도저히 못 살 것 같아서

한 나의 자기 방어였다.

그거라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엄마는 내가 차단을 하면

걔가 모진 풍파를 다 견디고

나라는 산을 훨씬 더 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건 그의 인생에 과업이지,

우리의 만남에 꼭 필요한 숙제일 뿐.



내 탓은 더는 아님에 이젠 죄책감에서

싹 멀어짐에 다 감사합니다.



내가 사람 때문에 이렇게까지 밥 안 먹고

잠 안 자고 운 적은 정말 처음이었어서.

이런 감정도 있구나 다 느껴볼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많이 사랑하고, 울고 배울 수 있어서

이만큼 클 수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이 받은 사랑 덕분에 베풀고 살며

내가 다시 태어났음에 다 감사합니다.

p.s 기억을 잃은 건 사고였지만 필연이었고.

기억을 잃고 차단을 한건 내 의지였지만



기억까지 다 사라졌는데,

너무 끌려서 이러다 내가 곧 죽을 것만 같아서.



감정이 너무 깊어서 마치 전기 감전 사고 같아서

나를 구태여 지킬 수단이 상대방에겐 참

미안하게도 차단이었다.



지나고 보니 나를 먼저 지켜야만 다음이라도

기회가 왔을 때 볼 수 있구나라고

느끼게 된 해였다. 2013년도는,



그래서 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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