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널 위해 흘릴 눈물 따윈 없어

- 이젠 이별 노랠 들어도 하나도 슬프지가 않아

by 이승현

"그럴 줄 알았다, 영원히 너랑, 함께일 줄 알았다.

근데 아니었다. 그 당시 내 느낌은 완전히 틀렸다."




너랑 헤어진 지 벌써 숱 한밤이 지났다.

그러니까 너와 내가 헤어지고도 이렇게 쌩쌩하게

아주 잘, 살고 있는 거겠지.




숱 한밤을 헤매고 헤매, 그토록 아파하던 나는 이제 없.

미안하지만, 나는 네가 냉정했을 때 마지막으로 매달렸고

찌질했지만, 진심이었고 솔직했지만 미련했으며

미련했지만 정말이지 많이, 순수했어.




그리고 정말 다행이다.

우리 둘 다 이젠 '우리'가 아니라서,

우리 둘 다, 각자의 길을 걷게 돼서

그리고 다시 혼자 걸으며 웃을 수 있게 돼서.




그리고 정말 다행이다.

그런 시간이 뼛속까지 채워져, 이젠 서로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너도, 그리고 나도, 행복해서.




그래서일까?

나 지금 몹시 행복해.

그래서 이별 노래를 들어도 하나도 슬프지가 않아.

이제 널 위해 흘릴 눈물 따윈 없어.




그러니까 너도 잘 살아줬으면 좋겠다.

먼 훗날, 마주할 날이 오면 기꺼이 기뻐할 수 있게 우리 둘 다, 그렇게 각자.




참 내가 말 안 했나? 내 남자 친구 정말 좋은 사람이야.

능력 있고 똑똑하고 말해 뭐해~

그냥 귀엽고 가끔 내 마음을 너무 몰라, 멍청이 같지만

귀엽고 또 귀엽고 멋져. 나를 헷갈리게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나를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고 정말 많이 노력 해.

알지 너도? 내가 기다리는 거 죽을 만큼 싫어했던 거.




그리고 또 머릿결이 아주 보드라워. 머리숱도 많고 눈도 동그랗고 큰 편이지.

그리고 또 피부가 하얀 편이고 말 수가 많지 않아 너도 잘 알지? 나 남자 외모 보는 거.

근데 말이 많은 것보단 말 수가 적은걸 선호하던 나라는 거 그거 아주 잘 알지?

그리고 또? 음.. 내 남자 친구는 거짓말 안 해서 정말 좋아.




그리고 보다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지. 너처럼 나에게 갖은 애교를 부리지는 못 해. 내 애교를 잘 받지도 못 하는 거 같아. 날 시크해지게 만드는 거 같기도 하고?

근데 같이 있으면 음.. 가끔은 포근하고 안정감 있어서 좋고

또 가끔은 곧이곧대로 저렇게 멍청이일까,

싶지만 그래 뭐... 나를 바꾸려 하지 않아서 좋아.




생각해보면 우린 5년을 함께 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어 갈 때쯤 서로가 서로를 바꾸려 했어.

어찌 보면 우린, 헤어질 운명 같은 게 아니었을까.




차라리 좋아! 너무 잘 됐어. 너뿐만 아니라, 나 역시도

이런 바보 멍청이가, 나의 사랑스러운 남자 친구라서 너무 행복하고

머리를 콩 쥐어박고 싶지만 이 사람을 만나서, 너에게는 바로 다이렉트로 화내고, 짜증내고 말했던 모든 걸,

나 참아도 본다? 더 유해지고, 더 단단해지는 나를 보며.

역시나, 나 너랑 헤어지길 정말 잘한 것 같아.




너 역시도 이젠, 이별 노래를 들으며 스쳐 지나간 나라는

인연을 상기시키는 일은 더는 없길 바라, 이젠 네 마음은 하나라 너의 여자 친구 한 사람만 보길 바라

우리가 문득 지난날을 회상하며 돌아봤을 땐 후회보단 그땐 그랬지 웃으며 현재도, 미래도 감탄하고 변화할 일만 있길 바랄게.




너랑 같이 만나면서 힘들고 아프고 네가 못 해준 모든

것들, 그리고 내가 못 해준 모든 것들. 난 이 사람과 함께 할게.




그리고 널 많이 비워내서 이별노래를 들어도 더는 슬프지 않은 나에게, 그동안 애써줘서.

그동안 힘들지만 지인들에게 티도 팍팍 내지도 못 하고 혼자 울고, 혼자 아프고

혼자 마음이 다 미어질 때까지. 그렇게 아파하면서 정리해 나간 현명한 나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

승현아, 아주 많이 잘했고 그리고 말이야..

아주.. 많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