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선택받는 입장이 아니라 고고하게 앉아서 선택하는 입장이야.
승현아, 그 남자애가 달려올 거야. 울지 마.
넌 선택받는 입장이 아니라 고고하게 앉아서 선택하는 입장이야.
오열하던 나에게 언니들이,
그 시절 내 전생과 그의 전생 얘기를 했다.
너는 지금 왕을 만난 대가를 치르는 거야 승현아.
대신 그 남자애는 너한테 반드시 달려올 거야.
울지 마.
네가 더 성숙해져서 그때 선택하면 돼.
우리 승현이, 예쁘지, 착하지, 성격 털털하지.
맑지. 언니도 이렇게 예뻐죽는데.
걔는 너 절대 못 잊어.
네 얘기만 들어도 언니는 알겠어.
걔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러니까.. 그만 울고 시야를 좀 넓게 봐.
어머님 말씀 하나도 틀린 것 없어.
너부터 지켜 이승현,
네가 많이 성숙해지고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 왕이던 걔가 너한테 비로소 달려오면
너라는 산을 넘어오면 너 그때 어떻게 할 거야?
너 그냥 계속 이렇게 울고만 있을 거야?
나는 울었고 이 일화는 언제 꺼내 놓아도
난 눈물이 난다.
걔는 너 절대 못 잊어,
언니가 봐도 넌 한 번 보면
절대 잊히지 않는 사람이야.
한 번 봐도 이렇게 예쁜데,
걔는 진짜 오죽할까?
승현아 너부터 지켜.
너부터 살자 우선..
언니들은 하염없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우는 나에게 손을 꼭 잡으며 안아주었다.
그 시간이 곧 도래된다는 건
난 생존 본능으로 이젠 알겠다.
걔가 너라는 산을 넘어오면 너 그때
어떻게 할 거야?
너 그냥 계속 이렇게 울고만 있을 거야?
아니, 언니.. 나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더 예뻐지고, 더 슬기로워지고.
지혜로워지고 더 단단해지고,
더 멋져질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나 봐.
나는.. 언니가 물었지.
걔가 달려와서 그때 만나면 너 뭐 하고 싶냐고,
나는 2013년 아니, 10대 청소년 시절 때랑
그저 다 똑같아 그냥 보고만 있고 싶어.
정말 안 떠나는지 그 사람 품을 느끼며,
그냥 가만히 얼굴을 갸륵하다는 듯이 쓰다듬어보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보고 싶어.
그냥 보고만 있고 싶어.
여전히 난 그대로야. 그때 그 마음 그대로,
그래서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고.
걔가 달려와 만난다면 보고만 있고 싶어.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픈지,
자꾸만 확인하고 싶어. 정말 안 떠나는지..
그냥.. 그냥.. 다 나의 님..
그냥 소복이 쌓인 눈 막 쳐다보듯,
그렇게 아무것도 안 한 채로 또 못 한 채로
내내 쳐다만 보고 싶어.
나 그동안 너무 힘들었잖아,
이 정도는 하늘도 나한테 허락하지 않을까?
글을 쓰면서 닿을 수 없는 그 그리움에,
목 놓아 그냥 울게 되는 것 같아.
언니. 왜 내 소울 메이트가.. 하며
언니들 앞에서 언니들이 있었으면
또 오열했을 것 것아.
언니, 근데 나는 걔를 보고 있어도 계속 보고 싶어.
그리고 우리는 첫 만남부터 영화 같았고,
그 사람도 나도 전생에서 만난 사이다! 했어.
근데.. 이제 언니가 말한 그 선택의 시기가,
그날이 막 다가와. 마음이.. 쿵 쿵 자꾸 이상해.
그래도 나는 그 사람의 과업에 다소 구슬프긴 해도,
그건 그 사람의 과업일 뿐.
내가 너라는 산을 넘었다면
그래서 기어코 이번엔 살아있다면 그건 너도,
반드시 나라는 산을 넘어와야 해.
그게 어디까지나 운명의 법칙이야 하고
이젠 아주 야무지게, 현명하게 단호해.
언니들 그 시절, 오열하던 나에게
봐도 봐도 예쁜 승현이, 정말 멋진 승현이.
안 예쁜 곳이 다 없는 승현이.
그 남자애는 너 절대 못 잊어.
이제 시작이야,라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언니들.
이제 그 시기가 곧 다가오겠네.
요이땅! 하고,
나는 더 지혜로워졌고.
기다렸다는 듯이 이젠 버선발로
막 달려 나가지 않아요.
현명하게 지혜롭게, 이내 단호하게.
마지막 그 품을 기다려볼게요.
솔직히요. 나는 안 기다려요.
난 아쉬울 게 하나도 없거든 헤헤..
아쉬운 사람이 먼저 와서
우물 파는 거지 뭐...
p.s 언니들~ 넌 꼭 결혼은 늦게 해라.
그 애는 분명 달려올 거니까.
계속 네 삶을 살되 그 운명이 다가오면
잘 기다려서 시야를 넓혀 그땐 꼭
선택하라고 해줘서 정말 고마워요.
내가 결혼을 안 한건 언니들의 이런
뼈저린 얘기가 있었기 때문이야.
나도 반신반의했지만 내 운명임을
일찍이 직감했음에,
언니가 한 말들이 한 편의 파노라마가 되어
영화처럼 막 흘러가요. 고마워요 언니들.
저는 이제 이 관계에서 더 아파하지 않아요.
저 이만큼 컸어요 벌써.
나를 사랑해 주는 누군가들 덕분에,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