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승현아.라고 내 귓가에 속삭였던 너는 이제 내 옆에 없다. 너뿐이야,라고 말했던 나 역시도 이젠 네 곁에 없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노래 가사처럼 나는 나보다 내가 없는 네가 더 걱정됐다.
근데 이젠 그건 그저 지구 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걱정쯤이 되어버렸다.
수천번도 더 사랑해, 사랑해. 좋아해, 고마워, 감사해라며
애교를 부렸던 너였다. 애교 주머니에서 애교를 꺼내 적당히 받아줘도 무관 할 텐데 늘 시크하게 응,라고 말했던 나였다.
부끄러워 사랑한단 말을 잘하지 못했고 또 감사하게도 네가 준 사랑이 어마어마하게 커서 사랑한다는 말도, 그 흔한 애정표현도 일상의 모든 표현도 보다 잘하게 됐다. (물론, 나 역시도 무수히 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겠지만)
그건 어느덧 1년이 넘은, 우리가 이별한 후에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별 직후에는 충격이 참 컸다. 왜냐고?
수천번도 더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만하자, 나 너 사랑 안 해 라는 말 한마디에 그저, 남이 되는 게 그게 우리가 될 줄이야. 난 지레짐작조차 하지 못 했다.
내 슬픔은 지나치게 커다랬고, 나는 충격과 슬픔과 아픔과 여러 가지 복합 미묘한 감정과 고통으로 이별 직후에 울지 못 했다.솔직하게 말하면, 울 여력이 없었던 거 같다.
우는 것도 에너지가 고갈되면 못 운다는 걸 깨달았다.
이별 앞에서 담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천번도 더 사랑한다고 말했고 눈물 흘렸으며 따뜻했고,
다정했는데..
이별이라니, 이별을 말한 게 나였어도 아프지 않은 건 아니었다. 내 심장에 칼을 직선으로 쓱, 몹시 깊게 그은 듯이, 아주 많이 아팠다. 다음 사랑을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힘들었고, 아팠으며 내 사지가 하나씩 뜯긴 기분이었다.
이제까지 내 연애는 끝이라면 끝이었다.
사지 반쪽이 찢긴 듯이, 아프지도 않았으며 쿨하다면 쿨했고,찌질하다면 찌질했다.
근데 5년이나 속앓이 한 너와의 이별은 사뭇, 달랐다.
겉으론 쿨해 보였을지라도 전혀 아니었고 담담하고, 독하고 싸가지 없어 보일지라도 그 애에게 남모를 속사정이 있듯이,
나에게도 그 애에게는 말하지 못할 비밀이자, 속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내 속사정을 울며 다 얘기한다고 해도 이 이별이 그저, 이별이 아닌 게 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인생을 통틀어, 제일 많이 사랑했던 사람을 잃는다는 게 정말 사지가 반으로 찢기고, 눈물이 자연스레 흐르고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에 아프고, 또 눈물이 흐르는,
그 후, 더 잘해줄걸, 그때 더 예뻐해 줄걸. 싶은 게 지극히 맞다, 사랑이다. 사랑을 했었다. 사랑이었다, 우리의 지독하고 쓰디쓴.
마치, 독주와도 같은 우리의 사랑이 끝이 날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아주, 가끔은 글을 쓰기 위해 또, 가끔은, 우리의 추억이, 가엾이 도, 그리워질 때쯤. 5년간 만나면서 대전과 서울, 부천 사이 일대를 아주, 많이도, 함께 거닐고 있었을 테니까. 불안하지 않게 해주는 사람. 소소하고 확실하게,
또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나를 귀여워도 하고 앙증맞아도 하고
또, 예뻐도 하던 우리 아빠 같은 사람. 동생 같지 않고 늘 오빠같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 했던 사람.
하지만 내가 기대기엔 내 마음의 창문이 아주 두터워서, 커튼에, 네모 반듯한 뽁뽁이까지, 기대진 않았지만 늘 사랑이었던 사람. 나 없으면 못 산다고 죽을 거 같다던 사람.
내가 오아시스이며, 쉼터라고 늘 같은, 진부한 표현에 날 웃게도 만들었던 사람. 한결같았고 한결같았던 사람,
내가 사랑해, 라는 표현 흔하고 진부해서 싫어.라고 하자 나의 문장을 응용해 귀엽게도, 표현했던 사람, 그 당시 너 같은 사랑꾼을 내가 또다시 만날 수 있을까. 너무 벅찰 만큼 행복했는데.. 이 사랑이 처음부터 끝날 줄 내가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내 목숨을 걸어, 내 인생의 모든 걸, 다 바쳐, 너랑 사랑하고 모든 걸 공유하고, 모든 걸 표현하지 않았을 거 같아.
너랑 했던 사랑이 몹시도 뜨거웠고, 다정했으며, 따뜻했고, 늘 미지근할 새가 없어서. 그래서 누군가에게 두터운 마음의 창을 열기가 참 어렵다. 많이 사랑해준 덕에 나는 너만큼은 아니지만, 잘 느끼고, 사랑하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됐는데, 아직도 어렵다. 말문을 닫아버린 사람처럼, 갑작스레 이렇게 표현하기가 싫어질 수도 있는 걸까.
너도 늘 한결같이, 표현해주기 어려웠을 텐데, 나에게 일부 과정까지는 따뜻했던 사람. 영원히 내 품에서 함께 누워 숨 쉬고 있을 줄 알았던 당신, 잘- 지내죠?
잘- 지내길 바라요.내 온몸이 다 녹아 없어진다고 해도,
마지막 그때에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었던 나를,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당신 덕에 내가 사랑이란 걸 하면서 이성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지 않으면서도 애틋하고, 아무나 할 수 조차
없는 귀엽고, 감동적이며, 또, 사랑스러운 이벤트도 당신을 위해. 당신을 사랑해서. 참 많이도 했었단 거 잊지 말아요.
한편으론, 틈틈이 기억해서, 지금 사랑하는 그녀에게 더 응용한, 더 좋은, 사랑 표현. 이벤트 해주세요.
생각해보니까, 당신이 내게 늘 반응을 잘해줘서 내가 더 나를 표현하고, 내 얘길 하기를 어려워하는 내가, 내 얘길 더 많이 하고 당신은 그런 날, 순수한 아이처럼 보며 매번 귀여워하고. 고마웠어요- 나의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던 사람,
헤어지던 날에 차갑다 못해 냉정하게, 못 되게, 독하게.
말했던 나를 내내 기억하세요. 부디, 용서하시고요
그래서 그런 날 예쁘게 기억하지 마세요. 지금의 당신 곁에 있는 그녀를, 나를 보던 눈빛으로 내내 매일매일 예쁘게 바라봐주세요. 만나는 내내, 지구촌 어느 곳에서 보다 더,
사랑스럽고, 어여삐, 예뻐해 주던 당신을 잊지 못하겠지만.
가끔 이렇게 글에 담을게요. 참 많이도 미워했어요.
그리고 사랑, 사랑. 사랑! 많이 사랑했어요. 그만큼 누군가를 사랑할 수 없다고 여겼는데 말이죠. 그래도 시간이 약이란 말처럼, 이젠 당신이 내 곁에 없는데도 밥도 잘 넘어가고, 숨도 잘 쉬어지고, 좋아하는 글도 쓰고 있네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