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번째 손가락에 금 한 돈 넘는 18k반지 껴줘서 고마워,
전생의 인연이 정해져 있다고?
에이.. 엄마 웃기지 마.
여기 조선시대 아냐.. 21세기야!
이거 왜 이러셔.
그리고 나 남자친구 있거든,
그땐 엄마 말을 허투루 들었지 다.
둘 다 전생의 과업을 제대로 청산하지 않으면
그리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살다
다시 돌아와야 한다고?
엄마 누가 그래. 그게 신점이래도
나는 전혀 아니라니까?
당당했지 난.. 그리고 내 전생을 다 듣고
그 왕 그럼 날 배신한 거네?
근데 뭐 예쁘다고 만나줘 내가 현생에서?
내가 미쳤어? 내가 머리에 총 맞았어?
엄마는 왕이던 생은 배신이 아니라
내가 먼저 죽고 다 같은 온생에 둘이 만났는데.
난 사랑에 목을 맸고.
그 사람은 날 배신했다고 똑똑히 알려줬지.
엄마가 봐온 신점이지만 너무 소름이 끼쳤어.
엄마는 현생에선 정말 다를 거라고,
네가 너무 예뻐서 하늘이 다 감동해서.
주도권이 너한테 있어 승현아.
그땐 몰랐어. 그 주도권이 어떤 의민지.
그 주도권이 그렇게 복인지도.
엄마 내가 그랬잖아.
내 전생 비극이었네? 마지막 삶 빼고,
그것도 일찍 죽었으니까 뭐,.. 비극인가.
왕이면 뭐. 어쩌라고,
여긴 현생인데..
엄마는 현생도 그 과정을 업보를 다 청산하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히는 둘 다 일찍 잘못된 선택으로,
결혼하면 이혼하고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다.
말도 안 돼. 난 믿지 않았다.
그리고 촉이 있는 언니들은 내 전생 얘길 듣고
결혼을 극구 말렸다.
그리고 최근 유라 님께 본 사주에서도
그 시기에 결혼했으면 난 이혼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고 그렇게 들었다.
엄마가 세상이 날 쉽게 볼까 봐.
만만할까 봐,
18k 한 돈이 넘는 반지를 끼라고 했다.
그래도 많이 다가오던데?
이거 진짜 의미 있어 반지..?
엄마는 1000명 다가올 거
500명 다가오고,
500명 중에 그나마 개념 있는 애들이
더 다가올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많이 외롭고 그동안 슬퍼도
엄연히 전생과는 다르니까,
그게 네가 받는 최고의 복이니까.
엄마는 무조건 참고 이겨내라고 말했다.
고마워 엄마.
내 무게감에 짓눌려 세상에 나를 쉽게 볼
이성도, 동성도, 남녀노소도 전혀 존재하지 않았어.
꼭 부적처럼 찰떡같이 그 반지가 나를 지켜줬어.
고마워 엄마. 전생의 인연이 너무 길어서
외로웠는데 엄마가 해준 말들,
신점, 내 전생 다 듣고 울고 웃었고.
이 악물고 정신 차렸어.
나 도저히 날 배신한 왕한테는
현생에선 시집 안 가 절대.
왕이던 시절엔 배신 안 했어도,
전생에 온 ~ 생에 다 너였다.
둘 다였는데 다른 직업이었어도
다 같은 사람이잖아 결국,
난 나 뒤통수치는 남자는 싫어.
엄마는 살다 보면 뒤통수도 맞고 옆통수도 맞고
앞통수도 맞는댔다.
치열하지만, 다 내 맘 같지 않다고.
다 각자 사정이 있다고,
엄마.. 그럼 나는 뭐 룰루랄라 했어?
나는 정의의 여신상처럼 법원 앞에,
눈 가리고 저울질할 거야.
마음의 눈으로 본다고 난.
어차피 또.. 여러 명 다가올 거잖아.
나도 이 전생 징글징글해 아주.
엄마 우리 그때 나눈 대화가 스쳐 지나간다.
각자의 사정, 또 그렇게 단 칼에 무 자르듯이.
사람 맘이 그렇지 않다고? 그랬지 엄마?
그래, 그래. 나 성숙해졌어.
기회 준다 이거야. 마지막이니까.
알아서 굴러~
설마.. 아직도 눈치 없이
여태껏 여유로울까?
p.s 근데 엄마 나 좀 실망스럽네?..
전생 인연은 딱 두 명인데 하나는 왕,
하나는 양반집 도련님,
근데? 그게 뭐?
이 생에 하나도 그딴 거 필요 없던데.
시시해. 그런 외부적인 것..
어차피 다 변할 거면서,
약속이란 걸 나랑 왜 했대?
전생이나 현생이나 곧고 이렇게
지켜내는 내가 있으니,
또 본보기가 되고 사랑 그 자체고 되고.
다 복 받는 거겠지.
그들을 보며 이젠 너무 노여워는 더 안 하려고.
어차피 지금은 못 와 걔네 다.
나 같으면 아주 창피해서 접시물에 코 박고 죽겠다.
약속은 대체 뭐 하러 했는지 (웃음)
약속이라는 건 다 깨라고 있는 거야.
뭐 이런 건가 하 웃기네..
와서 무슨 변명하나 나 들어보려고 엄마.
그 둘 다 유구무언이겠지만,
그리고 사각관계라 한들 걔넨 나한테
큰 소리 못 내 그냥 다 기다려야지.
그게 사람이면 염치가 있을 테니까.
그치 엄마?
나 한 때는 그 시가 빨리 오길 바랐는데.
지금은 어차피 올 시간 뭐가 그렇게 급해?
올 때 되면 알아서 오겠지.
그래서 나 고고하게 발레나 하고
도도하게 한국 무용이나 하고 있으려고.
그냥 관망하는 자세 너무 재밌지 않아?
누가 무슨 말을 할지 벌써 그려져.
내 인생 고단하더니 이젠
아주 나이스~ 재밌다.
그래도 엄마, 고마워.
다 엄마 덕분에 내가 버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