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어도 외롭고 같이 있어도 외롭고 이게 연애니?

- 연애하면 외롭지 않을 거라고, 대단히 착각하는 당신에게 하는 팩폭

by 이승현

그 당시 나도 자주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지나간 인연들에게, 그 당시, 순수했고, 어리석었고 몹시도 사랑했을 테니까. 혼자 있어도 외롭고, 같이 있어도 외롭고 이게 연애니? 이럴 거면 나 왜 만나?

이 연애의 발견 명대사처럼, 나는 늘 연애하는데도 '외롭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던 거 같다.




그땐 어렸고, 여렸으며 참, 크게도 간과했다.

연애하면, 그러니까 정확히는 누군가와 함께하면,

외롭지 않을 거라고 난 바보 같게도, 그때 대단히 착각했다.




하지만, 연애해도 인간의 고독함, 쓸쓸함, 외로움.

같은 것들은 채워도 채워도 늘 채워지지 않다.




연애를 해도 외롭다는 건 어떻게 보면 정말 맞는 말이다.

연애를 한다고 해서 나의 어떤 문제점이 한 번에 싹 바뀌지 않듯이, 연애를 해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간적 고독감,

쓸쓸함, 이 외로움이 하루아침에, 응, 나 괜찮아~하고

바뀔 리 정말 만무하다.




단거리 연애든, 장거리 연애든 상대적인 차이가 있을 뿐

똑같이 고독하며 외롭고 지나치게 쓸쓸하다.

5년간 대전-서울, 부천 장거리 연애를 하며 느낀 건 연애를 해도 이 인간적 고독감은 절대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 개인적인 일정으로 또 바쁘단 핑계로 어찌어찌 한 달에 한 번 당신을 봤을 때, 나는 당신이 보고 싶어서 당신 앞에선 체 울지도 못 하고, 새벽 내내 눈물 흘리며 당신과 통화했던 당신의 음성을 고스란히 들었고, 그리고 당신의 사진을 봤고 그렇게 밤새 울었다. 그땐, 내내 외로웠고, 아프고 슬펐는데

결국 내가 바빠서 못 보는 거면서. 나를 이토록 외롭게 두는 당신이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내내 애정표현 잘해주고 내게 위안이고 싶었던 당신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었을까,

어쩌면, 당신도. 나를 못 보는 내내 지독한 고독함과 쓸쓸함,

그리고 외로움과 싸웠을지도 모르는데..




사랑한다는 말은 이 인간적 고독감을 다 채우기엔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았다. 고맙고, 감사하단 말도 보고싶단말도 그 쓸쓸함과 외로움을 포근히 다 채워주진 못 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러, 현재의 연애를 하게 되며 알게 됐다. 아! 인간적 고독감, 쓸쓸함, 이 외로움.

누구나에게 다 존재하는구나-

그때의 당신에게도, 그리고 지금의 누군가에게도.

다 자연스레, 존재하는 거구나




그리고 내내 다 채우고 싶어도 그건 안 되는 거구나,

인간적 고독감은 연애를 한다고 해도 적절히 채워지지 않으며 앞으로도 절대 채워지지 않을 거고.

나와 같은 나약하고, 어리석고 조금은 부족한 인간에게

위로를 바라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구나.

나와 같이 흔들리며 또 조금은 부족한 인간에게 가끔 기댈 수는 있어도 매번 기댈 수는 절대 없고.

위로는 바라서는 안 되는 거구나.




지금의 내가 지금의 연애를 하며,

참 많이도 깨달았다. 참 많이도 성숙한 사람이 됐다.

연애해도 외로운 건 지극히 맞는 사실이고, 연애하며 늘 기댈 순 없고 그들도 나와 똑같은 나약하고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니까. 연애하면서 늘 위로를 바라는 건 내 욕심이며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누군가는 더 섬세하고, 누군가는 눈치가 느리고 혹 그렇다더라도, 스스로의 일은 스스로가 더 잘 알 테니, 나 스스로가 스스로를 위로하고,

토닥여주고 안아주고 꼭 그래야만 하지 않을까.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에, 조금씩 다 부족하고, 모나기도 하고 둥글기도 하고 다 다르며, 채워지지 않는 인간적 고독감과 싸우며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과 의지하고 싶은 마음을 한 없이 절제하며, 또 위로받고 싶은 마음을 한풀 내려놓으며. 그렇게 살고 있는 게 아닐까.




인간적 고독감은 그러니까 정확히는 누군가와 함께여도,

또 혼자여도 외롭고, 쓸쓸함은 채워지지 않을지라도

나 스스로 오늘 하루 잘했다고 안아주고, 토닥여줄 수도 있으며 그렇게 스스로가 위로를 주며 인간적 고독감이 어쩌면, 조금은 채워져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연애를 해도 혼자여도 외롭다면, 그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극히 정상이다. 그러니까, 우리 모두는 인간이기에,

태어나 인간적 고독감과 쓸쓸함, 외로움과 싸우겠지만,

방법은 있다. 예술가라면 예술로 승화하는 것.

그게 아니라면 자기의 내면에 아주 솔직하기 위해 일기

혹은 감사일기를 써볼 것,

감사일기 8년째인 나는 그 지극히 간단할 거 같았던,

인간적 고독감과 쓸쓸함과 외로움이 다 채워지진 않아도,

그런 고독한 감정이 다른 무언가로 전이되고

또 승화할 수 있으니까, 인간이기에 느낄 수 있는 그 감정에 또 한 번 감사해진다.




앞으로는 외롭다고 연애하지 말고

또 혼자가 싫다고 연애하지도 말고

이 인간적 고독감을 나 홀로 잘, 승화하고 보낼 수 있을 때

그때야 말로 바로 지금, 당신의 연애를 아주 건강하게 할 수 있을 때다.




연애를 시작하던 그렇지 않든 간에 나는 당신이,

인간적 고독감에 허우적거리기보다는 인간적 고독감에

앞서 지혜롭게, 슬기롭게 나처럼,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기를 진실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