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20251024 금

by 이승현

드라마 화양연화에서,

주인공이 이런 말을 한다.



"지수야. 나는 이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해.

다시 만나도 알아봐 주라.."



설마 너도 나한테 이런 걸 바랐을까?

네가 순정을 묻고 사랑을 묻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겠지 그동안,



그 도살장에 끌려가는 우는 소 같은

촉촉한 표정에는 다 이유가 있었겠지.



단 하늘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통해,



잃어보면 안다.

얼마나 소중했는지.



얼얼하게 아프고, 눈에 넣고 싶고

그렇다면 너도 곧 나로 인해 치유하게 될 거야.



너무 걱정 마.



p.s 이건 사실 비밀인데..

너에게 사과하고 감사하다고.



기억상실 후 기억이 조금씩 돌아와서

사과했던 그날, 안녕 날 기억할진 모르지만



나 이승현이야. 이미 시간이 다 지난 일이지만

미안하다고 꼭 말하고 싶었어.



정말 고마웠고 너무 감사해.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해.



나중에 내 드라마 꼭 봐줘.

그리고 너의 달라진 상황, 환경 모두 존중해.



답장은 하지 않아도 괜찮아.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

그럼 안녕.



내가 기억하기론 2024년,

아마 이런 뉘앙스였는데..



사실은 네가 영원히

못 잊을걸 난 다 알았어.



근데 사과하는데

오만하기 싫었어.



그리고 나는 죽을 고비와 기억 상실로

너를 진짜 잃은 게 아니지만..



너는 하루아침에 사라진 나를 이유도 없이,

심장 갈기갈기 찢기듯이 죽을 만큼 아팠을 테니까.



내내 이유를 묻고 싶었을 거고 내게.



그리고 네가 그랬지?

기억을 찾은 후엔 이 말만 자꾸만 맴돌아,



누나 제발.. 우리 이렇게 쉽게 끝낼 사이 아니잖아.

그러게 그때의 나는 너를 잃는 대신



내 건강과 기억을 다 잃었었지..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그냥 다 사랑해 버리기로 했어 나는

그때의 너까지도,



이제부턴 내가 먼저 안녕하면,

과거의 우린 영영 없는 거야.



나는 죽다 살아났고.

넌 마음이 죽을 만큼 다 무너지고



다시 태어나면 그땐 내 연락에

그제야 답할 수 있을 거야 아주 떳떳하게,



이젠 그 답장이 늦어도 난 상처 안 받아.

내가 인간으로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하늘의 타이밍대로 내가 너에게 또각또각 걸어가

나라는 책이, 너에게 다르게 적히고 있는 중이니까



그러니까 내가 갑자기 연락해서 안녕! 하고

웃어 보여도 담대할 만큼 잘 지내 이 바보야~



내가 너의 봄날의 햇살,

뭐 그런 거 마지막으로 되어줄게 :)



나를 다시 사랑할 기회를 내가 곧 줄게.

흔들리지 말고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행동해. 차분히, 승현아.

내가 너의 하늘이 되어줄게!



이번엔 2013년 때처럼 밤에만 보이는

그 밤하늘 별 말고 너의 하늘이 되어줄게 내가,



하늘의 타이밍까지 우리 둘 다,

그저 당황하지 말고 기다리자 잠시



(손을 간절히 포개는)



나를 다시 만나면 넌 뭐부터 하고 싶니?

그거부터 생각해 봐. 그거부터 하자 우리,



더는 놓치지 말라는 거야.

이번에 하늘의 타이밍은 우릴 강제하지 않아.



나에겐 다른 경로로 갈

자유 의지란 게 또 있단다.



느낀 감정: 담대, 담담, 태연, 감사, 소중.

나한테 오면 세상에서 사랑받는다는 게 어떤 건지

네가 얼마나 환한 사람인지.



한 인간으로서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존중받을 수 있는지 다 비춰줄게.



이미 빛이 되어버린 내가,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