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아쉬움과 철벽 사이)

20251102 일

by 이승현

대학교를 갈 무렵,

고등학교 때 난 처음에 미대를 가려고 했는데



아빠가 물었다.

너 미술을 사랑하느냐고,



아니, 난 그냥 단지 좋아하는 건데..

이 정도 열정으로는 어렴풋해 난 어림도 없겠구나.



미대 진학을 손쉽게 포기했다.

어릴 적 애기 때 사촌언니 따라간 피아노,



악보도 못 보고 자유 발상으로 그저 치는

내 피아노 실력에 선생님은 나보고

천재라고 했지만..



나는 그게 부담스러웠다.

내가 피아노를 시작한 건 그저 사랑해서였다.



근데 자꾸.. 엄마에게 음대 진학이니 천재니

하는 덕에 엄마랑 난 아주 피 터지게 싸웠다.



이제 피아노 그만두겠다고.

내 삶은 뮤직 이즈 라이프 그 자체라고,



대학, 진로 이런 걸로 내 삶을 망치지 말라고.

내가 계속 음악을 사랑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한 만 4세였나, 아마 그쯤..?

쉽사리 꺾이지 않던 엄마의 견해.



내가 대학교 때문에 혹은 천재라서

그냥 그 코스처럼 음대를 가면

난 불행해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난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결국 내가 이겼지만,..



고등학교 수시 원서를 쓸 때쯤..

나는 무조건 멀리 썼다.



가장 가까운 게 바로 서울,

성적 맞추면 사회 복지학과.



가고 싶은 건 심리학과, 서울 예대.

나 예대 가겠다고 가겠다고.



한참 입씨름을 하다 엄마 아빠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못 갈 성적도 아니었구만

어차피 실기 보니깐..



그 이유는 내 성격을 엄만 너무 잘 알고,

애가 흥이 많고 끼가 많고 어디서든



눈에 띄는 애인데..

그게 대학교에 가면 썩 좋기만 하진 않다는 거다.



너는 믿어도 외간 남자는 못 믿는다.

너 외박하면 서울 가봐 그거 관리 안 돼..



아.. 나 벌써 친구랑 봉이 세차게 있는

클럽 가려고 했는데..



연애 계획도 다 세웠는데...

한 달에 한 명씩 해치우려고 했는데..



아.. 짜증 나

대전권 안에서 대학을 가라니!!



나 대학 안 가..

밥도 안 먹고 그 순간, 투쟁에 들어갔다.



결국은 내가 졌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엄마 아빠가 보이는,



즉 외박 관리되는 대전권 안에서 꼭 다녀라였지만,

나는 여전히 아쉽다 아~ 하아..



멀리 학교 가서 남자 막 후리고 다녔어야 하는데...

아쉽다 아.. 엄마도 아빠도 없는 곳으로 가



막 뛰어놀았어야 하는데.. 초원의 캥거루처럼,

여전히 후회는 없지만 난 많이 아쉽다.



아.. 내 청춘 내 C.C...



엄마는 나 연애는! 해야 할 거 아냐라고 하자

네가 필요하면 서울에 있든 외국에 있든,



다 네 눈앞에 나타나..

라고 말했다.



속으로 개뿔, 나 서울 보내줘 하며 악을 썼고

울었지만 우리 엄마 아빠 사전에 안 되는 건

그냥 안 되는 것..



진짜 신기한 건 난 딱히 많이 사귀진 않았지만

많이 다가와 진짜 많이 만났다.



서울이든, 외국이든 많이 많이

감사히도 진짜 많이 다가와주었다.



그래도 대학 생활의 캠퍼스.... C.C

해보고 싶었는데 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싶었는데 다..



p.s 그렇다기엔 아쉬울 것 하나 없는 나는

늘 어디서든 당당하며 철벽이었어서.. 아쉽지만

그냥 이게 나네 헤~



느낀 감정: 아쉬움, 감사.



BGM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그날이 오면



내 남편을 만나면..?

그래도 내가 아쉬울 거 같은데 흐흐.. ㅋㅋㅋ



아.. 매번 철벽을 칠게 아니라..

그냥 격정적 로맨스를 하나 찍을 걸 그랬네.



아니다 그냥 앞으로 찍으면 되지~

뭐가 걱정 히히..



청춘의 끝자락에 그 아쉬운 남잘 울린

bad girl~ 한 번 돼 보지 뭐 ㅋㅋㅋ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